[미국 여행기] 시애틀 겨울 밤, 날씨, 해산물 뷔페, 숙소

in #tr7 years ago (edited)

*여행 기간 : 2017. 1. 8~ 2017. 1. 13
*학교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학교로부터 항공, 숙박을 지원받아 다녀왔습니다.
*따라서 본 포스팅에는 일반적인 여행에 도움이 되는 정보가 없을 수 있습니다.
*페이스 북에 여행기를 작성했다 블로그에 더 적합한 글이라 옮긴 것임.

<기묘한 미국 여행 이야기>
-부제 : 사고를 부르는 남자

<해산물 뷔페>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가이드 아조씨가 양념을 치기 시작했다.
"지금 드시러 가는 해산물 뷔페가 아주 고급져서 여기 시애틀 사람들도 쉽게 가지 못하는..."

너무 양념을 치길래 엄청난 고급은 아니라도 후진 곳은 아니겠다 싶었다. 그리고 시애틀 해산물이 유명하니까.

자리를 잡은 다음 신나서 와 하고 음식들을 보러 갔는데,
분명 미국에 있는 가게를 들어왔는데 한국이 보였다.
잡채가 보였다. 김치가 보였다. 대체 왜?
‘Asia concept’ 씨푸드 뷔페였다.
그래… 미국에서 아시아 스타일을 찾으려니 비쌌겠지…

아조씨는 본인이 커미션을 받을 받을 수 있는 모든 식당에 우리를 데려가기로 마음먹은 것 같았다.
왜냐하면 점심을 이미 2시~3시쯤에 먹었는데 저녁을 6시반? 7시?에 먹는건 좀 이상하지 않은가.

심지어 그 사이에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잠시 돌아다닌 것 말고는 버스에 내내 앉아 있었는데 굳이 밥을 이렇게 두 번이나 먹으러 와야 했을까.

볶음밥은 안남미를 사용했는지 푸석푸석 날아다녔고 스시의 쌀은 그렇지 않은 대신 쉰내가 났다. 뷔페에서 가장 맛있는 것은 디저트였다.

<날씨>

여행 중 날씨가 정말 구렸다.
시애틀은 이맘 때가 흐린날도 많고 비가 오는 날도 많다고 한다. 우리가 처음 비행기를 타야할 때도 시애틀에 눈이 와서 비행기가 늦었으니까.

그래도 나는 저녁 관광 일정을 하기 전에 호텔에 들를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촉박하다며 계속 우리를 몰고 다녀서 (아무리 생각해도 밥을 한 번 안먹었으면 됐을 것 같다) 캐리어에 들어있는 내 우산은 꺼내보지도 못하고 친구 우산을 나눠쓰고 겨우 얼굴만 비를 가린채로 저녁 내내 비를 쳐맞고 쏘다녔다.

그러면서 시애틀 감기는 대단히 독해서 한 번 걸리면 3주 동안 앓아 누우니까 조심하라고 말씀해주시는데 그러면 호텔에 들러서 정비를 했어야죠. 라는 말을 차마 하지는 못했다.

다음날은 우산을 단단히 챙겨서 나왔는데 그냥 흐린날씨였다.
그러더니 시애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떠나려고 공항에 들어오니까 햇빛이 비쳤다.

누군가가 나지막히 욕을 읊조렸다. " xx.... "

<숙소>

앞서 포스팅했던 시애틀 관광이 모두 끝나고 숙소에 들어왔다. 체력이 넘치는 젊은 아이들은 근처의 월마트를 구경갔다 온다고 했지만 나는 아직 제대로 가방을 뒤지지 못한 상태라 액션캠도 찾아보고 빨리 씻고 싶었기 때문에 가지 않았다.

가방 안에서 액션캠을 찾지 못해서 절망했고 혹시나 비행기에 두고 내리지는 않았을까 대한항공 사이트를 들어가서 온갖 검색을 했다. 날짜도 바꿔보고 공항도 바꿔봤는데도 없었다. 차라리 기내에 두고 내리는게 훨씬 나았을 텐데 기어이 잃어버린 것이다.

호텔에 들어오기 전에 들린 동네 마트에서 산 맥주를 깠다. 그 때 월마트에 갔던 애들이 돌아와서 함께 술을 마셨다. 그런데 알음 알음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캠프에 참여한 18명이 다 모여버렸다. 한 방에. 내 방에.

굉장한 어색함이 감돌았다. 다들 첫 날이기도 하고 친해져야 한다는 사명감에 온 것 같은 느낌까지 들었다.

술이라도 충분해야 했는데 모두 모일 줄만 알고 소통은 제로였다.
누군가 양주를 샀지만 아무도 섞어마실 음료를 사지 않았고 없었고 아무도 컵을 사지 않았다.
18명이 모여서 12개의 캔맥주를 나눠 마시며 (심지어 어색한 사이라 서로 권유함) 한 사람이 말을 꺼내면 모두가 집중해서 경청했다.

말이라도 이어보려고 돌아가며 소개를 했더니 상황은 더 최악이 되었다.
다도하는것 마냥 맥주 마시고 캔을 바닥에 놓는 소리마저 조심스러워졌다.

어찌 어찌 술자리가 파했다.
다들 각자 방으로 돌아가고 잠시 룸메랑 바람쐬러 나와서 주변을 봤는데 정말 땅덩어리가 큰 나라라는 걸 느꼈다. 인구 밀도가 정말 낮아 보였다. 지나가는 차는 경찰차 한 대 뿐이었고 조용했다. 한인 게이트가 겁주던 것과 달리 딱히 술취해서 돌아다니는 사람도 없어 보였다.

미국 호텔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침대다. 나도 내 집을 가지면 이렇게 높고 나를 가두는 느낌이 나는 커다란 침대를 갖고 싶다. 침대에 실려서 한국에 오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현지식을 먹었다. 드디어!
그것은 호텔 조식이었다.
오트밀이 맛있었다.

시애틀의 겨울은 밤이 정말 길다고 느꼈다. 아침 7시가 넘었는데도 동이 완전히 트지 않았다. 대체 미국인들은 저녁 5시에 가게 문을 닫고 나면 그때부터 이렇게 긴 밤을 뭐하면서 지내는 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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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should not use 'tr' hastag If you are not write in Turkish. 'tr' hashtag created for Turkish community.Please change your hastag. @kim5005

thx for your reply. I mistyped 'kr' to 'tr'. I try to change it but it doesn't deleted... I keep trying to delete it.
I'll double check before posting my blogs. thank you ag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