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를 그리다) 목적지 산티아고에서 마지막 밤을 즐기다.

in #tripsteem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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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숙소는 100유로나 주고 예약한 산미구엘 호텔이다. 성당에서 가깝고 평점 9.3이나 되는 호텔로 넓고 깨끗하고 조용하고 고풍스럽고 친절하고 정말 좋은 호텔이다. 우리의 마지막 여정을 풀기에 안성마춤이란 생각이 들었다. 창문으로 보이는 정원 겸 레스토랑도 예쁘다. 성당에서는 가깝지만 광장의 시끄러운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 조용한 골목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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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짐을 풀고 씻고 내 신발을 보니 옆구리가 터져 있었다. 신발 밑창이 떨어져 버리고 가는 사람도 있다는데, 이 정도면 양호하다. 집에까지 함께 돌아갈 수 있을 듯하다. 사람만큼 큰일한 신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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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한국 사람들과 만나 먹기로 이미 약속이 되어 있어서 광장 주변으로 괜찮은 음식점이 있는지 돌아보았다.
돌아다니다 스페인 모자를 만났다. 나이든 어머니도 젊은 아들도 영어를 전혀 하지 못한다. 그래도 언제나 스페인 말로 수다스럽게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정확한 뜻은 모르지만 그래도 마음은 전달이 되는지 언제나 말이 통하는 느낌이 들어 참 많은 이야기를 했다. 둘다 잘 못 걷는 편이어서 항상 우리랑 비슷하게 걸었던 모자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기념사진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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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언제나 걸음이 느렸던 메리 할머니와 아넷 할머니도 무사히 산티아고에 입성을 하셨다.
산티아고에서 만나면 기쁘게 인사하고 기념사진도 꼭 찍자고 하셨었는데, 이렇게 약속을 지키게 되었다.
이분들은 산티아고에 이틀 머무시고 피에스테라까지 100킬로를 더 걸어가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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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들끼리 다시 뭉쳤다.
이쪽으로 돌아오니 공사현장도 안 보이고 성당이 잘 찍힌다.
그래서 우리도 남들처럼 여기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산티아고 와서 복잡하면 못 만날까봐 성당 앞에서 저녁 7시에 만나자고 약속했는데, 그러길 잘했다. 정말 마주치기 어렵다.길도 많 고 사람도 많고 광장도 많다. 게다가 우리는 처음에 공사하는 게 보이는 쪽이 우리가 만나기로 한 장소인줄 알고 거기서 한참을 서성였었다. 다행히 우리를 이분들이 찾아내셔서 이렇게 모두 뭉칠 수 있었다.
길량, 상돈목사님 부부, 유현숙씨, 우리 부부, 광주아저씨들.
어? 남편이 찍은 사진이라 남편이 없네?
그래도 여러 장의 단체사진 중 남편이 찍은 이게 제일 잘 나왔으니 이걸로 기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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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모여 저녁은 타파스 집에서 먹었다. 다양한 타파스도 맛이 있었지만 우리 테이블을 서빙하던 웨이터가 아주 순진하고 친절했다. 와인도 좋은 것으로 추천해주고 까다롭게 주문하는 우리의 주문도 정성껏 잘 받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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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아저씨 저녁먹고 와인 마시고 맥주마시고 아주 기분 좋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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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부부도 자전거 타다 힘들어 포기하고, 걷다가 다리 아파 버스타고, 우여곡절 많게 산티아고까지 오셔서 더욱 기뻐하신다.
그리고 한가지 아쉬운 것은 브라질팀을 계속 찾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만나지 못했다. 처음부터 거의 같은 속도로 걸어서 너무나 친해진 엘리오 아저씨, 로지 아주머니, 벳토 아저씨도 감격의 산티아고 입성을 맞았을 것이다. 맘껏 즐기고 여정 마무리 잘 하시고 브라질로 무사히 돌아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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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각자의 의미를 가지고 먼 길을 꾸준히 참 열심히 걸어 왔다.
살면서 낯선 곳에서 오랜 시간 같은 길을 걸었던 사람들이지만 오늘이 지나면 각자 자기의 길로 돌아가 또 걸을 것이다.
다시 뛰는 사람도 있을테고, 좀더 걷는 사람도 있을테고, 이제는 좀 쉬게 되는 사람도 있을테고..
어떤 길을 가더라도 각자의 길에서 행복할 수 있길 바래본다.
저녁 맛있게 먹고 술도 오랫만에 진탕 먹고, 특급 숙소에서 푹~ 잤다.

이 글은 2017년 6월 10일부터 7월 8일까지 산티아고 길을 걸었던 우리 부부의 찬란한 추억이 담긴 글입니다. 사진은 대부분 남편(@lager68)이 찍었습니다. 글은 제가 썼는데 많이 미숙한 글입니다. 그럼에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산티아고를 그리다) 목적지 산티아고에서 마지막 밤을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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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의 끝을 축하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긴여정 함께한 지구촌사람들 헤어지기 섭섭 했겠어요

우리도 산티아고에 도착하고 좀더 여행을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각자 자기만의 여행을 떠났구요.
인생도 여행같은 거니, 만남고 헤어지는 건 익숙해져야겠지요?ㅋ

타파스? 파스타!!?...같은건가요?
거짐 일년을 지지님 덕에 저도 산티아고를
걸었네요~~ㅎ

타파스(tapas)의 tapa는 스페인어로 작은 안주 그릇을 뜻합니다. 메뉴 하나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고, 이러한 작은 그릇에 나오는 음식을 가리켜요. s는 복수의 의미입니다 :D

설명 잘해주셨네요.
작은 그릇에 한두입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내주는 것이 타파스에요.
다양한 요리를 조금씩 즐길 수 있어서도 좋고, 술안주로도 좋고, 사이드 메뉴로도 좋더라구요.
사진에 있는 타파스는 감자 세조각에 문어다리 하나 있네요.ㅋㅋ

아렇게 산티아고 여행기도 마감인가요??
대장정 축하드립니다^^

산티아고 순례를 끝내고 여행을 좀더 했었습니다.
집에 돌아오기까지 정리는 되어 있어서 좀더 트립스팀에 글을 올릴 수 있을 거 같아요.ㅋ

기나긴 여정을 마치고 보내는 시간은 정말 꿀맛이죠~~ 운동화에게도 경의를 표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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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저 운동화 보고 폭풍 감동했답니다.ㅋ
운동화와 느끼는 동지애랄까요?ㅋㅋㅋ

콤포스텔라까지 완주!!
그동안의 여정이 한 번에 주마등처럼 스쳐감과 동시에 감동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스페인은 맛있는 음식이 많아서 정말 좋아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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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음식은 우리 입맛에 아주 잘 맞는 거 같아요.
보통 여행하면 음식이 입에 안 맞아서 살도 좀 빠지고 한국 음식도 그리워지고 그러는데, 스페인은 안 그렇더라구요.ㅋ

이제 책으로 내시면 됩니다!!!

요즘 전자책 출판에 대해서 그렇지 않아도 알아보고 있습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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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부러운 산티아고 순례길 포스팅입니다~^^

저도 제 산티아고 여행기를 보고 있으면 그때의 제가 부럽습니다.ㅋ

각자 맡은바 직무에서 난관들 산티아고에서 배운 깡으로 잘 버티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 거예요. 그쵸~~

네, 맞습니다.
더 멋진 인생을 즐기고 있을 겁니다.
산티아고 친구 중 독일인 친구는 올해도 산티아고에 있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더라구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