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강릉의 질감과 소리

in #tripsteem6 years ago (edited)

집 밖으로 멀리 나가고 싶었는데 마침 엄마도 바다를 보고 싶다고 했다. 단촐하게 가방을 싸서 엄마와 함게 강릉으로 향했다. 숙소는 호돌박 @hodolbak 님이 추천해준 임해자연휴양림을 예약했다. 나는 꼭 가보고 싶은곳 정도만 생각해두는 다소 즉흥적인 여행을 즐긴다. 언제나 그렇듯 적어놓은곳도 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즉흥적으로 만나게 된 풍경들과 경험들이 즐거웠다. 강릉의 자연이 빚어내는 리듬속에 고민도 스트레스도 씻겨보냈다.

IMG_1042.jpeg

이틀째 들린 강문해변 풍경


IMG_1012-2.png

임해자연휴양림
늦은 시간 도착해서 사진에 표현이 잘 안되었다.
단풍과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멋진 휴양림 풍경!
@hodolbak 님 추천 감사합니다 :-)




작은 항구, 안인항


​예상보다 강릉에 도착시간이 늦어졌다. 묵호항에 가려니 시간이 너무 늦어질 것 같아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안인항으로 향했다. 민박집도 몇 채 되지 않는 어촌이라 엄마는 다소 실망한듯했지만, 해질녘 어촌풍경은 사람들의 삶의 냄새가 진하게 풍겼다. 활어 판매를 하는 항구가 아니라 묵호항과 같은 활기참은 없었지만 작업장에서 그물을 터는 어촌사람들도 구경할 수 있었다. 작업장의 어장에서 엄마가 좋아하는 쥐치도 샀다.

IMG_1015.jpeg

작은 항구, 안인항

IMG_1025.jpeg

IMG_1026.jpeg

IMG_1034.jpeg

항구의 작업장


어항이 가장 깨끗한 횟집에 들어가 가자미 세꼬시를 주문했다. 바다를 보려고 2층으로 올라갔는데 계단이 꽤 가팔랐다. 바다를 보며 회를 먹으려고 식당에 있던 몽골언니를 귀찮게한게 못내 미안했다. 무슨 사연으로 이 어촌마을까지 오게됐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귀찮게 해서 미안해요."라고 말했더니 이를 활짝 내보이는 웃음을 지어주었다.


IMG_1045.jpeg

IMG_1048.jpeg

IMG_1050.jpeg

지금 이맘때즈음에는 가자미 세꼬시가 제철인가보다.
작은 가자미를 잘게다진 세꼬시회를 해지는 바다를 보며 먹었다.


IMG_1053.jpeg

횟집 2층에서 바라본 풍경

서울과 시골의 시차는 4시간정도 인듯하다. 작은 어촌마을은 오후 6시쯤 다들 귀가하고 사람도 없이 적막함이 흘렀다. 서울에서 오후 6시면 퇴근한 사람들이 지하철역으로 쏟아져 나올 시간인데...서울의 밤이 너무 긴 것이겠지. 나름 귀촌에 꿈이 있지만, 시골의 시차에 맞춰 살 자신이 없다. (잠이 너무너무 많은 나는 평소대로 일어나면 아마 굶어죽을것 같다ㅋㅋㅋ) 시골에서 도시의 일을 할 수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강릉의 빛과 질감

​같은 바다라도 풍경의 느낌은 각기 다르다. 강릉의 바다는 파란색을 더 풀어놓은 맑은 색이었고 제주에 비하면 바위결이 곱다. 각기 다른 바다에서 소리를 녹음해보면 다 다를까 궁금해졌다. 다음에도 바다에 들리게 되면 소리를 꼭 담아와야겠다.

IMG_1079.jpeg

IMG_1080.jpeg

IMG_1087.jpeg

IMG_1041.jpeg

IMG_1040.jpeg

강문해변 풍경




개취존중의 시간

엄마는 몇해전부터 여행을 가면 꼭 그 동네의 성당을 들리곤 했다. 엄마가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지만 나는 천주교신자도 아니고 종교에 딱히 흥미가 없다. 그래서 보통 엄마랑 여행을 가면 조식을 함께 먹고 엄마는 성당에 가서 1~2시간 미사를 하고, 나는 주변 동네를 둘러보며 사진도 찍고 카페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가족이지만 서로의 취향을 존중해주는 이 시간이 참 좋다. 그리고 동네마다 다르게 생긴 성당의 건축물을 구경하는 재미도 나름 있다. 지방에 있는 개성있는 성당을 보면 사진을 꼭 찍어두게 된다. 이번에 강릉에서 들렸던 초당성당도 개성이 뚜렷해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강릉 초당성당
여행중에 핸드폰 이미지가 날라가서 가톨릭 갤러리에서 가져왔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photo.catholic.or.kr/album/view.asp?menu=4&Page=554&id=14357&af=12


강릉의 파도소리 담아왔습니다.
유튜브에 올리고 싶어서 영상 많이 찍었는데...여행도중에 아이폰이 갑자기 사망하여 영상이 다 날라갔어요 흑흑...남은 영상은 이것뿐..백업을 잘합시다!!

이지스팀잇 내일 배송하겠습니다!
개인적인 일로 배송이 좀 늦어졌네요 :-)




가을 강릉의 질감과 소리



이 글은 스팀 기반 여행정보 서비스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image


Sponsored ( Powered by dclick )

dclick-imagead

Sort:  

우와! 바다 마음껏 보고 오세요!

넵ㅋ 마음껏 보고 다시 현실복귀했습니다. 참 좋았는뎀!

ㅎㅎ 또 조만간 한번 더 가시면되죠!
겨울바다보러!!

첫번째 사진 절묘하네요~
처음에는 드론으로 찍은 숲인줄 알았어요 ^^;

드론은 없구요ㅋ 제가 탑뷰를 좋아해서 최대한 팔을 뻗어 찍습니다 😊

안녕하세요 @tsguide입니다. 강릉의 질감과 소리가 어떤의미인가 했어요 한컷 한컷에 강릉을 그대로 담아주셨군요~! @kyunga님의 트립스팀 첫 글 등록을 환영합니다~ 앞으로도 마음정화 여행기 부탁드려요~^^

오토봇인지 알았는데ㅎㅎ 댓글 하나하나 달아주시는 거였군요.
감사합니다!

이동중 모바일로 타이핑하다보니 오타가 있었네요 ㅜ 저를 봇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snackplus 입니다. 스팀잇에서 @kyunga님 글 항상 잘 보고 있었습니다.^^ (트림스팀 써주셔서 깜짝놀랬습니다.) 쓰시다 불편한 기능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마침 여행기라서 처음 써봤습니다ㅎ
커버이미지가 스팀잇에서는 그냥 이미지로 뿌려지는군요?
네이버 블로그처럼 여정을 그래픽으로 표기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좋은서비스 응원하겠습니다~!!

사진들 느낌이 너무 좋네요
멋진 강릉의 풍경 감상 잘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풍경이 예뻐서 어딜 찍어도 예쁘더라구요!

강릉 정말 멋진곳이죠. 경아님덕분에 한번 더가야겠어요
보팅과 디클릭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바다는 언제가도 멋지더라구요!

제가 요새 10시쯤 잠들고 4~5시에 일어나요. 생각해보니 한국에 있었을 땐 아직 퇴근도 못했을 시간이더라고요 ㅋ

새벽 4~5시 말씀하시는거면 바닷가마을에서도 잘 살아가실 수 있겠네요!ㅋㅋ
저는 12시쯤 잠들어서...9~10시 일어나요.
9~10시면 시골은 오전일 다 끝내고 밥먹을 시간이래요ㅋㅋ

ㅋㅋ 저도 한국서 일할 땐 거의 2~4시에 자고 9시 반에 일어났어요. 쉬니까 사람이 변하더라고요.

저도 쉬고 있는데 잠이 안줄어요ㅋㅋ 이거 왜 이러는걸까요ㅋ 밀린거 잔다고 생각하기엔...평소에도 늘 짐을 많이 자서ㅋㅋ

아직은 잠이 필요하신거겠죠 :) 저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하루 3시간씩 잘 때도 있고 반대로 9시간씩 자기도 하더라고요.

와. 성당 이쁩니다. 저같은 무신론자도 훌쩍 들어가서 미사를 드리고픈 건축이네요.

알고보니 유명한 건축가가 지은 건물이더라구요ㅋ 지도만 보고 갔는데 건물이 너무 예뻐서 놀랬었어요.

아주 먼 과거(?)에 들렀던 안인항이 생각나네요. 낚시대 던지면서 재미있게 놀았던 곳인데 덕분에 추억을 되살려봅니다.^^

안인항을 들리신 적이 있군요? 해질녘에도 낚시 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여기가 그 입질 포인트인가보군요?ㅎㅎ

하루 해가 지는
인적도 끊어진 바닷가
꿈속 같아요.
감사합니다.

해질녘 바닷가는 언제봐도 그림이에요ㅎ
좋은 하루 되세요 😊

사진의 색감이 너무 좋습니다^^
휴양림에서는 제일 밑에 있는 숙소에 머무르셨나봐요. 그래도 나쁘지 않게 휴양림의 첫 인상을 받으신것 같아 안도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경아님^^

네 맞아요 숲속동 이었어요! 하늘동은 평일에도 예약잡기가 힘들더라구요ㅎㅎ 지난번 올려주신 변산반도도 다음에 꼭 가보소 싶어요~!

얼마전 동해를 갔다왔는데 다시 보니 또 가고 싶네요 ㅎㅎㅎ 파란 하늘이 그리운 요즘입니다.

겨울이 되면 왠지 더 파래질 것 같아요ㅋ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지는게 겨울의 문턱이 얼마남지 않았네요..!

가자미 대박입니다. 헐..ㅠㅠ

세꼬시 회 좋아하시나요?ㅎ 전 가자미는 구이가 더 맛있더라구요~
최상위 포식자의 기분을 맘껏 느끼고 왔습니다ㅋㅋ

성당이 뭔가 미니멀한게 들어가보고 싶게 생겼네요~^^

그쵸?ㅎ 가까이서 보니까 가우디 구엘공원처럼 깨진 타일을 조각조각 맞춰서 만들었더라구요.
정성이 많이 들어간 건물이었어요..!

초당가면 구경가야겠네요ㅎ

크~ 영상으로 파도 소리까지 들으니 정말 좋네요!
글구 카메라 워킹이 예사롭지가 않습니다ㅎㅎ
오늘도 디클릭!

더 잘찍은 영상이 있었는데ㅜ 또 가죠 뭐!
디클릭 감사합니다ㅎ 근데 트립스팀+디클릭 배너 두개가 달렸더니..정신이 없긴 하네요ㅋ

^_^ 어항이 깨끗한 집에 들어가시는.. ㅎ 저도 그랬을거 같아요. 성당이 참 예쁘네요.

뉴욕에도 한국식 횟집이 있나요? 일본식 스시집은 있을 것 같지만요ㅎ

(╹◡╹)여기도 한국식당 횟집은 있긴하지만 바닷가에 있는 식당은 한국이 최고인것 같아요~

여름바다와는 또다른 모습이네요...

가을바다는 그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조금 쓸쓸해보이기도 하고요ㅎㅎ

Hi @kyunga!

Your post was upvoted by @steem-ua, new Steem dApp, using UserAuthority for algorithmic post curation!
Your UA account score is currently 4.054 which ranks you at #3396 across all Steem accounts.
Your rank has improved 23 places in the last three days (old rank 3419).

In our last Algorithmic Curation Round, consisting of 243 contributions, your post is ranked at #16.

Evaluation of your UA score:
  • Some people are already following you, keep going!
  • The readers appreciate your great work!
  • Good user engagement!

Feel free to join our @steem-ua Discord server

강릉 오랜만에 보는군요 ^.^
군복무를 속초에서 했었는데 동해바다 정말 깨끗해요 ^0^
야간 근무 설때 전조등을 바다 밑으로 비추면 고기들이 가만히 잠자는 것 까지 다 보일정도로 깨끗했어요~

강릉에서 군복무 하셨었군요?ㅎ 추억이 많겠어요~
밤에 빛을 비춘 바다는 아직 못봤는데ㅎ 군에 들어가거나 고깃배를 타야 볼 수 있겠네요!ㅋㅋ

@kyunga님은 어쩜 사진까지 이렇게 감각적으로 잘 찍으세요~ 이런 감각을 티끌만큼이라도 @kyunga님께 배우고 싶어요~~

저는 러브에코님께 유튜브 노하우 배우고 싶은걸요ㅋㅋ 이번 여행도 영상으로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폰이 뻑나서 날아갔어요ㅋㅋ 우선 백업하는 습관부터...😭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홍합 줍줍하고 싶네요
추운날은 홍합국물에 쐬주한잔이 최곤데요^^

줍줍할 사이즈의 홍합들은 관광객들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것 같더라구요ㅋ
저는 청양고추 넣은 백합탕 좋아합니다!!!

임해 자연휴양림에 다녀오셨군요!!! 세꼬시는 초고추장과 참기름 섞은 것에 샐러드와 비벼서 먹으면 진짜 맛있는데... 이번에 한국에 가서 그 맛을 알아버렸습니다..ㅎㅎㅎ 힐링하기 정말 좋은 곳이네요. 부모님 모시고 가도 너무 좋을 것 같고요!

네ㅎㅎ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더라구요. 호돌박님 포스팅 보시면 리뷰 다 있어요!ㅋㅋ
막장을 주셔서 거기에 찍어먹어봤는데 그것도 맛있더라구요ㅎ

Congratulations @kyunga! You have completed the following achievement on the Steem blockchain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You got more than 1000 replies. Your next target is to reach 1250 replies.

Click here to view your Board of Honor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Do not miss the last post from @steemitboard:

SteemFest³ - SteemitBoard Contest Teaser
The new Steemfest³ Award is ready!

Support SteemitBoard's project! Vote for its witness and get one more award!

동영상으로 보니 현장감 있어서 좋아요^^

다음엔 더 잘찍을꺼에요 +_+

여행기에는 굽어진 도로사진이 참 느낌이 좋습니다. 백사장의 발자욱 사진까지, 마치 이번 생을 여행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참 좋아요.

감사합니다! 제 발자국입니다ㅋㅋ
모래사장의 곡선들이 신비롭게 느껴지는 날이 있더라구요..!

강원도쪽으론 한번도 안가봤는데 신기하게
가자미 세꼬시회가 있네요!!!
경아님 글 보면서..,
저도 엄마랑 단둘이 여행가고 싶어지네요.
정성 가득한 포스팅 감사하게 잘 읽었구요!!
행밤되세요.^^

어머 이 댓글을 이제 봤어요ㅎ
비비아나님 엄마랑 여행 꼭 다녀오세요!
이번에 느꼈는데 같이 걸을때 제게 더 의지하시더라구요.
왠지 찡했어요ㅎㅎ 주말 잘 보내시구요 :-)

휴양림서 밤을 보내고 항구에서 세꼬시를 ㅡ
좋은 여행 하셨네요

네ㅎ 엄마랑 가서 더 좋았어요~!
그래도 가시게된다면 묵호항을 추천합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