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5살 아이와 함께 떠난 대만 리부트 여행 #1-1

in #tripsteem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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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떠난 여행이었다. 2016년, 갓 돌 지난 꼬맹이와 처가 식구들과 함께 떠났던 오키나와 이후로 3년 만에 떠난 여행이다. 그동안 공항조차 몇 번 가지 못했는데 여행을 떠나러 공항에 발을 딛는 기분이 새로웠다.



사실 대만은 두 번째 여행이다. 20년도 전에 갔던 생애 첫 해외 여행지가 바로 대만이었다. 김포공항에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제주도에 가는 줄 알았는데,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 대만행이라는 걸 알았다. 유황온천, 옥, 원주민 공연 같은 이런저런 기억들이 조금씩 생각나지만 너무 오래전이라 희미할 뿐이다. 게다가 최근 접했던 대만 여행기나 정보들과 기억들을 비교했을 때 전혀 공통분모가 없다. 그러니 이번 대만행을 ‘첫 여행’이라 불러도 무방하리라.

아무튼 우리는 오전 9시 30분 대한민국을 떠나 대만으로 향했다. 목적지까지 비행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 긴 시간은 아니지만 혹시나 지겹거나 힘들어할 아이를 위해 와이프는 작은 연습장과 색연필, 카봇을 비롯한 각종 인기가요(=만화OST)를 준비했다. 와이프 덕분에 아이는 지루하지 않게 비행을 마쳤다.





공항에 도착하니 후덥지근한 기운이 온몸을 덮었다. 온도가 높기도 했지만 습기 때문에 조금만 움직여도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온몸이 축축해졌다. 비행까지는 무탈했는데 입국 수속이 문제였다. 미로처럼 대기 줄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대만이 인기라더니 정말 그런 것 같았다.



슬슬 몸이 근질거리던 아들은 줄을 안내하는 안내봉을 볼 때마다 매달리기 시작했다. 키가 작은 아들에게는 수많은 사람의 다리와 엉덩이만 보였을 테니 얼마나 지루하기 짝이 없었을까. 그 심정이 이해됐다. 하지만 몇 번을 그러다가 우리 이동속도를 못 맞추는 일이 잦아졌다. 결국 나와 와이프는 아들을 강제 연행해야 했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무사히 짐을 찾고 공항 입국장을 통과했다.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여느 나라가 그렇듯 타오위안 공항도 도심지에서 떨어져 있다. 열차나 버스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해 중심지로 이동해야 한다. 아무래도 버스보단 열차가 직관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목적지가 정확히 표시돼 있고 시간도 정확한 편 일 테니.



교통카드 역할을 하는 이지카드를 살까 싶었지만 준비가 부실했던 관계로 그냥 코인을 구매했다. 카드를 찍는 곳에 이 코인을 대면 개찰구가 열린다. 1회용으로 나갈 때는 개찰구에 있는 반납 구멍에 넣으면 된다.



급행열차라 3-4 정거장만 이동하면(3~40분 정도 소요) 타이베이 중앙역까지 갈 수 있다. 가는 동안 창문 너머로 대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산이 나왔다가 시골 같은 풍경이 나왔다가 도심지가 나왔다가를 반복한다. 우리네 공항철도 풍경과 비슷할까 싶은데,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공항철도를 타 본 기억이 없다.



숙소는 타이베이 중앙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시먼딩 역이다. 중앙역답게 공항철도와 일반 지하철과는 거리가 제법 떨어져 있다. 여러 라인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기도 해서 인포메이션에 몇 번을 물어 방향을 가늠했다.

가는 동안 마주친 아케이드는 화려했다. 인터넷에서 보던 먹거리들이 자주 보였다. 대만에는 일본 문화가 익숙하다더니 초밥집, 빵집, 도시락집 등 일본풍 아니면 실제 일본 브랜드가 들어와 있어서 조금 놀랐다. 지하철 코인 락커도 일본의 그것과 닮아 보였다.



약간 헤매긴 했지만 무사히 시먼딩에 도착해 역을 나왔다. ‘타이베이의 명동’이라는 표현이 정확해 보였다. 역 주변으로 대만의 청춘남녀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고 가이드북을 들거나 선물 꾸러미를 잔뜩 짊어진 관광객들도 가득했다. 역 앞 큰 공터에서는 공연이 펼쳐졌다.



숙소로 향했다. 지난 오키나와 때의 경험을 살려 이번에도 에어비앤비를 예약했다. 가격이나 시설 등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숙소까지 거리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길이 좁고 사람이 많아 이동이 쉽지 않았다. 한손에 캐리어 다른 한손엔 지루한 아이를 끌고 움직였다. 숙소는 생각보다 작았다. 사진을 절묘하게(?) 찍었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으나 무난했다. 복층, 작은 마루가 있어서 아들이 놀기에 딱 좋았다.



분량이 길어서 나눠 올리고 있습니다. ㅠ

현재 대만육아행은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 '여행기록자들'에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http://travelwriters.kr/travel_story/



[대만] 5살 아이와 함께 떠난 대만 리부트 여행 #1-1



이 글은 스팀 기반 여행정보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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