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조 증후군과 전쟁의 위협

in #war7 years ago (edited)

이번 대선이 안보이슈로 흘러가게 된 것은 순전히 전쟁 때문이다. 칼빈슨호가 한반도 쪽으로 온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전쟁은 단순한 강건너 불구경이 아니라고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사실 칼빈슨 호 하나 온다고 이렇게 호들갑 떨 일은 아니었다. 한국전쟁 휴전 이후에도 우리는 계속 전쟁의 위협속에서 살아왔다. 우리 국민들이 평화속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크게 잘못된 것이다.

이스라엘과 우리를 비교한다. 우리의 안보 상황이 결코 이스라엘보다 좋지 않다. 아니 훨씬 나쁘다고 하는 것이 옳은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에 대비하는 마음가짐은 너무나 다르다. 무엇이 이스라엘과 한국 국민들의 마음가짐을 이렇게 다르게 만들었을까? 어떤 사람은 이스라엘이 2000년동안 나라를 잃었던 경험 때문이라고 한다. 그말도 옳다. 오랫동안 나라없는 설움을 당하면서 살았으니 그럴만도 하다. 그러나 우리도 이스라엘 못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살았다. 수없는 외침을 당해왔다. 예전에 930여회의 외침을 겪고도 살아남았다는 말을 자랑삼아 하기도 했다. 불과 몇십년전엔 일본제국주의에게 나라를 빼앗기기도 했다. 경험을 말하자면 우리도 이스라엘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럼 무엇이 우리를 자신이 직면한 위협에 무관심하게 만들었을까? 아마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자하는 정신적 심리적 태도를 상실한 것 때문이 아닌가 모르겠다. 혹자들은 이를 타조 증후군이라코 한다. 이스라엘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매우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대응을 하는 것 같다. 이에 비해 우리는 집단적인 타조 증후군에 빠져있는 듯하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을 냉철하게 보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바로 앞에 닥친 위험을 그냥 피해버리고 싶은 생각들. 안보고 그냥 모른척하면 나를 피해가지 않을까하는 마음들. 문제는 우리사회에 이런 회피적 경향이 집단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지 않고 내가 바라보는 데로 인식하고자하는 왜곡이 작용하는 것이다.

아무리보아도 우리가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럼 거기에 대처해야 한다. 마치 마술이나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서 그 무시무시한 전쟁의 참화가 우리를 피해가기를 기도해서만은 안된다. 실질적인 노력과 행동이 필요하다. 북한에 찾아가서 사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북한에 가서 빌고 사정할 만큼 다해봤다. 더 이상 할것도 없다. 그럼 지금쯤은 우리도 제정신 차리고 우리가 스스로 무엇인가 해보아야 하는 것 아닌가? 맨날남한테 기대고 부탁하는 것은 그만 두어야 할일이다.

문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만지작거리면서 상황이 급변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준비를 하고 대처를 한다고 해도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정치인들과 언론들이 그동안 엄청난 국방비 쓰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할 동안 군은 무엇했느냐고 질책하는 것을 여러번 본적있다. 그 때마다 참 답답하다는 생각을 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군이 할 수있는게 뭐가 있겠는가? 제일 좋은 방법은 한국도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한다. 핵은 궁극의 무기이기 때문에 방어적인 방법으로는 대처하기 어렵다. 핵을 가져야 한다. 핵에 의한 억제이외의 방법은 아무런 의미없다.

우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그리고 화학무기에 제대로 대처할 능력이 부족하며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책임을 회피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돌려서는 안된다. 국방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이런 사태가 초래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이 나라 정치인과 언론이다. 완전한 책임전가다.

정리하자면 지금 우리가 국민이 전쟁의 위협에 직면하게된 것은 현실을 회피하려고 했기 때문이고 현실을 직시할 자신의 책임을 회피한 정치인과 언론 때문이다.

무엇보다 어떻게 되겠지 하면서 애써 현실을 외면했던 국민 모두의 책임이 제일 크다.

Sort:  

blacktier 님의 글을 읽고 저 또한 대한민국의 안보인식에 대해 그냥 손놓고 있었던 사람 중 하나였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예전 어렸을 적에 읽었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책이 생각납니다.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갖지 못했던 핵에 대한 소유권
비록 픽션이라고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절대 픽션이 아닌 것 같은 내용
어떤 의미로는 북한의 심지있는 태도로 시작한 핵개발과 성공도 결코 나쁘지 않아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