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그리고 타투맨의 기억_12 May 2024

순간적으로 드는 이런저런 생각들이 금방 휘발되어 버리는 것이 참 아깝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그럴듯한 글이 아니더라도 혹은 너무 짤막한 토막글이라도 꾸준히 쓰고 남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5/13 일요일 (매우맑음)

어린이의 감기로 인해 어버이날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넘어간 처가 부모님과의 식사를 오늘에서야 했습니다. 오늘도 어린이가 애정 하는 메뉴 '국수전골'이 있는 식당으로 갔는데 늘 접객을 해주시는 서버분이 이야기하기를 식당을 개업한지 3년 6개월이 되었다는군요. 그리고 개업부터 단골인 우리 어린이를 봐온 시간도 이 식당의 영업 기간과 같다며 '식당과 같이 크는 아이'라며 매우 이뻐하고 살뜰히 아껴줍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잡채며 이것저것 아낌없이 주시는데 마음이 참 고마운 분입니다.


예전 유학시절에 시드니 랜드윅의 한 스시바에서 홀서빙 알바를 했던 적이 있는데 정기적으로 오는 한 젊은 오지 (Aussie) 아저씨가 있었는데 온몸에 타투가 덮여있어 우리는 그 손님을 '타투맨 (tattoo man)'이라고 불렀습니다. 와이프 분과 지금의 우리 어린이 또래의 아이로 구성된 (?) 3인 가족 손님이었는데 늘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면 늘 음식에 대한 칭찬과 함께 과분한 팁(100~200불가량)을 팁박스에 넣어 주었습니다. 가난한 학생 시절 그분(?)이 다녀가면 추가 수입이 생겨 무척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연유에 주방장형은 늘 최선의 음식과 서비스 메뉴, 때로는 메뉴 외의 음식을 대접하며 최고의 고객 응대를 했습니다. 그 무뚝뚝하고 시니컬한 주방장형을 춤추게 만드는, 돈을 멋지게 쓰는 타투맨이었습니다.

네, 이 이야기의 포인트는 팁의 중요성입니다. 오늘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우리 아이를 오래 봐주고 기억하는 단골 식당이 있다는 사실이 예전 타투맨의 기억까지 거슬러 올라가더군요. 그 타투맨형 정도는 아니더라도 이제는 저도 지갑에 현금을 좀 넣어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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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ost was double posted on my personal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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