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버나움'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어요.

in #aaa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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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개봉한 '가버나움'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고, 15분이나 되는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한다. 마음이 아프고 무겁지만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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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신고가 안되어 정확히 몇 살인지는 모르지만 12살로 추정되는 자인은 약을 탄 주스를 팔거나, 마트에서 배달 등을 해서 돈을 벌고 있다.

학교도 못 다니고, 부모는 일만 시키고 욕이나 하고, 동생은 많고 환경이 아주 엿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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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인의 여동생 사하르는 11살 초경이 시작되자 부모가 돈을 받고 슈퍼 주인에게 팔았다. 자인이 동생을 데리고 도망쳐보려 했으나 실패하자 자인은 집을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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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버스에서 만난 할아버지를 따라간 자인은 라힐을 만나고 라힐은 오갈데없는 자인을 데리고 간다. 라힐은 불법체류자로 어린 아들을 숨겨 키우고 있었지만 자인의 부모와는 대조적인 자식을 사랑하고 책임지려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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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인은 라힐이 일하는 동안 라힐의 아들 요나스를 돌보는데 진짜 가족보다 차라리 나아보였다. 평온한 날도 잠시 어느 날라힐이 돌아오지 않는다.

체류기간이 끝나 다시 신분증을 구해야하는데 그 전에 잡혀간 것이다.

자인은 요나스를 키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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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고프고 요나스는 울어대지만 자인은 요나스를 버리지 않는다. '자인의 부모는 자신들도 그렇게 컸으니 그런 삶이 도돌이표되는거라 항변했지만' 자인은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

자인에게 꿈이 생겼다. 이 거지같은 곳을 떠나 스웨덴으로 가고 싶었다.

아이들이 아퍼야 죽는 나라

너무 당연한데 맞아서,굶어서, 버려져서 죽는 곳에 사는 이들에겐 엄청난 로망인것이다.

자인이 떠나려면 신분증이 필요했고 그래서 들른 집에서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걸 알았다. 그래서 팔려간 동생 사하르도 병원 문턱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자인은 그길로 칼을 들고 슈퍼로 달려갔다.

그리고 부모를 고소했다.

애들을 돌보지 않는 부모가 지긋지긋해요.
듣는말이리곤 꺼저,새끼야.. 허리띠로 때리고
사는 게 똥 같아요.내 신발보다 더러워요.
뱃속의 아기도 나처럼 될 거예요. 애를 그만 낳게 해주세요

자인의 엄마는 또 임신을 했다.
신은 하나를 가져가면 하나를 돌려주신다며 뱃속의 아이 이름을 사하라라고 생각하고 키운다는데...욕을 안 할 수가 없다.ㅠ
자인의 부모는 그렇게 키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끝내 본인들의 억울함만 호소하는 안타까움을 줬다.

마지막에 자인이 신분증 사진을 찍으며 웃는데 너무너무 슬퍼서 눈물이 쏟아졌다.

가버나움의 배경은 레바논이고 자인은 배우가 아니라 실제 난민으로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길거리 캐스팅이 된 아이이다. 라힐도 그렇고 이들은 연기가 아니라 자신들의 삶을 보여 준 것이다. 영화로 만들어진 스토리면 좋겠지만 현실이 이렇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우리가 해 줄수 있는게 거의 없다.

생존을 위협하는 가난과 사회적 제도의 모순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이들을 보고 내가 누리고 있는 엄청난 사치들을 반성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짧은 후기로는 영화가 주는 걸 다 담을 수 없기에 직접 보면 좋은 영화다.

이들에게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이들도 인격체로 존중을 받아야 한다. 적어도 방치와 학대는 물려주지 말기를 ...

링크 :https://www.themoviedb.org/movie/517814
평점 :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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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워서 볼 엄두가 나지 않더라구요 ...

😢

곰돌이가 @eversloth님의 소중한 댓글에 시세변동을 감안하여 $0.018을 보팅해서 $0.024을 지켜드리고 가요. 곰돌이가 지금까지 총 7048번 $86.298을 보팅해서 $94.627을 구했습니다. @gomdory 곰도뤼~

@tipu curate
🐣🐣🐣^^

감사합니다.^-^

영화로 만들어진 스토리면 좋겠지만 현실이 이렇다.

ㅠㅠ 사실 우리가 아는것 보다 더 고통받으며 살아가는 아이들이 정말 많죠!!

맞아요. 우리 주변에도 많아요.ㅠ

꼭 보고 싶은 영화
마음은 조금 무거워지지만 모든 이들에게 평화와 사랑이 가득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아이들한테 기쁨과 행복, 그리구 사랑만 줘야죠!!!^^

봐야지~!! 했다가 잊고 있던 영화입니다. 너무 무거운 영화라서 엄두가 안 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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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인의 지금 삶은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해요.
부모로서 반성하는 부분이 생기네요 ㅠㅠ
언니 7회차 보팅 꾸욱....

영화 찍은 후 도움을 받아서 자인 가족은 뉴질랜드에 자리를 잡고 14살에 처음 학교도 갔대요. 감독이 가버나움 재단을 만들고 지속적 도움을 주나봐요.^^

보다가 열받고 흥분하게 되겠지요?

너무나 마음아프게 봤던 영화였어요...ㅜ

댓글들을 보니 안봐야겠습니다.
요즘에는 조금만 마음이 아파도 눈물이 주루룩 흐르네요.ㅠㅠ

그냥 치고 박고 부수는 영화만 봐야 겠어요.

저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가 잊고있었네요
마음아프다 하시니 컨디션 좋은 상태에서 봐야겠어요 ^^;;

짠한 영화네요

이벤트 참여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요나스와 엄마의 이야기가 글을 읽다 보니 얼핏 기억나네요 ~~
참 짠한 마음으로 보았던 영화 ~~

애들 저런거 보면 그냥 먹먹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