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INT] 세상에서 제일 쉬운 블록체인 이야기 - 7편: 비트코인은 왜 개선되지 못했는가?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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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블록체인에 대한 칼럼 및 설명을 작성하고, 해외 코인 뉴스 및 정보를 더욱 이해하기 쉽고 빠르게 전달해 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kilu83 COSINT입니다.

매주 월요일, 목요일마다 < 세상에서 제일 쉬운 블록체인 이야기 > 연재를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원 출처는 EpitomeCL의 Chief Ethics and Integrity Officer 정유표님께서 페이스북에 총 25편 분량으로 게시한 글입니다.

시리즈의 전반부(1~12편)는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상의 예시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설명합니다. 이후 중반부(13편~17편)는 블록체인 기술 속에 담긴 사상과 철학을 조망하고, 후반부(18편~25편)은 저자가 재직 중인 EpitomeCL의 사명과 지향점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처음 접하시는 분에겐 가벼운 입문서,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탐구하시는 분에겐 심도 있는 철학적 고민을 던져주는 좋은 글이기에, @kilu83 COSINT와 저자 정유표님의 공동작업으로써 스팀잇 유저분들께 소개 공유합니다.

남겨주시는 댓글은 원 저자와 함께 모니터링하고 답변드릴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리겠습니다.

첫 편부터 정주행을 위한 1편 바로가기 : https://goo.gl/hc3Aoz
이전 편을 못 보신 분을 위한 전편 바로가기 : https://goo.gl/J9PXbx


< 세상에서 제일 쉬운 블록체인 이야기 >

7편: 비트코인은 왜 개선되지 못했는가? - 민주적 거버넌스의 실패

이번 주제는 '처리 용량이 한계에 이른 비트코인을 왜 업그레이드 하지 않는가?' 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떤 프로그램의 기능이 다했을 때, 새 프로그램으로 갈아타는 것보다 좀 더 개선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사람들을 한 곳에 모으는 비용이나 새로운 프로그램을 익숙케 사용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정말 하다하다 안될 때까지 업그레이드하고 전면 개편을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비트코인은 왜 업그레이드 되지 못하는 걸까요? 처리용량 1MB 를 두~세배 늘리고, 10분에 한 번 꼴인 패키징(블록) 작업을 5분 이내로 단축시키고 하면, 몇 배 이상의 속도 향상을 꾀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딱 2년 전 이맘때, 비트코인의 핵심 개발자(관리자라는 말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습니다.)였던 마이크 헌(Mike Hearn)은 "비트코인의 실험은 실패했다."는 내용의 글을 미디엄 블로그에 게시하였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의 종말을 예견했지만, 그가 지목한 지점은 기술이 아닌 비트코인 생태계를 이끄는 사람들의 권력(또는 권한) 구조 였기에 관심가는 내용이었지요.

요약하자면 1) 비트코인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논의가 수차례 있어왔지만 블록체인 특유의 '수평적' 의사결정 방식으로 인해 무산되었고, 2) 설사 비트코인 코드를 업데이트 한다해도 그걸 적용해야 할 중국 채굴자(새 블록을 만드는 사람) 몇 명이 그에 따르지 않아 방법이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왜 고작 몇 명인가하면 그들이 채굴력의 95%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 합니다.
(원글에선 DDoS 공격을 통한 네트워크 무력화에 대응할 방법이 없다는 기술적 이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민주적 의사결정 원칙에 따라 다수의 개발자가 합의에 의해 코드를 수정할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헌에 따르면 개발자 5명이 그것을 보유하고 있는데, 개발자 사이에서도 비트코인의 용량 증가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으로 현 상태를 개선치 못하고 있다 합니다. 만약 이게 한 명의 리더가 있어 개발자의 인사권을 가졌다면 '된장으로 할지 간장으로 할지' 결정하고 변화를 꾀했을 텐데, 지금은 그 누구도 그 누구를 해고할 수 없는 상태인지라 갑론을박만 하는 상황이란 것이지요.

게다가 비트코인 거버넌스를 논의하는 주요 커뮤니티에서는, 용량 증설 반대파 사람들의 공격적 의사행위가 벌어져 용량 증설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그룹 발언권을 없애버리는 독재적 행태까지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게 3년전의 이야기니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럼 여기서 용량 증설에 반대하는 주된 사람은 누구인가? 헌은 다수의 중국 채굴자들로 추정합니다. 그들은 비트코인이 지금보다 쉽게 사용되어지면 인기가 많아질 것이고, 그럼 가격이 더욱 올라 너도나도 채굴을 하러 달려들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신들의 힘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같은 비용을 투자해도 얻어갈 수익이 떨어지니, 그들 입장에선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게 최선이라는 설명입니다.

이 일화는 매우 중요한 점을 시사합니다. 1) 수평적 의사결정 방식이 인간의 탐욕과 결부되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2) 몇 명의 현실적 파워를 지닌 사람들이 주도하는 민주적 의사결정을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이 지점에서 비트코인은 실패했고, 더 이상 나아질 가능성은 없다는게 저의 판단입니다.

이를 전후로 수많은 새로운 코인들이 등장합니다. 비트코인보다 기술적 성능을 높인 코인도 있고, 의사 결정의 방식을 색다르게 재편한 코인도 있으며, 좀 더 디지털 생태계에 적합한 기능이 추가된 코인도 있습니다. 또 이중엔 아예 새로운 방식으로 설계된 코인도 있으며, 기존 비트코인에서 반발하여 떨어져 나온(하드포크라고 이야기합니다.) 개선되었으나 호환되지는 않는 비트코인도 있지요.

다음 편에서는 각종 '알트 코인' 들에 관한 대략적 설명과 이와 관련 깊은 ICO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한 후편 바로가기: https://goo.gl/7xryXg

오늘부로 COSINT는 이벤트 제외 하루 1건의 글만 게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로 인해 < 데일리 블록체인 뉴스 > 역시 당일 상황에 따라 게시될 예정입니다. 이에 대해 자세한 내용은 이른 시일 내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 COSINT에 게시되는 모든 포스트를 통해 모여진 스팀과 스팀달러의 85%는 스팀파워와 스팀달러로 저장되어 향후 저소득층 지원 프로젝트를 위해 사용되며, 나머지 15%는 매달 1일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기부에 쓰여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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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심이 발전을 가로 막고 있군요.

결국은 그것이 인류를 발전시켰고, 또 그것이 인류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

흥미로운 포스트, 나는 그것을 좋아한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이어지는 글도 잘 부탁드립니다.

탈중앙화를 항상 추구하지만 결국은 잘 짜여진 탈중앙화 시스템 역시 중앙화가 되는 것을 보고 있자면, 인간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욕심과 욕망에는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형식상의 탈중앙화와 의식상의 중앙화가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거래소나 비트코인의 거버넌스는 체인네트워크 외의 영역에서 형식상으로 중앙화가 이루어지니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사람의 욕심이란 .. 어쩔 수 없나보네요 걸린 이권이 있다보니 ;;

비트코인으로 돈을 번다는 개념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암호화폐 자체가 가치 거래 수단이 되는 것이겠지요. ^^

알기 쉬운 블록체인 시리즈 잘 보고 있습니다.
돈이 되는 곳에 욕심이 발전을 막는거죠;;

감사합니다. 앞으로 이어질 글도 잘 부탁드립니다. ^^*
아이러니하게도 돈이 되는 곳에 욕심이 몰려 발전을 이끌고, 그 욕심이 다시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공부가 많이 되네요. 블록체인도 인간의 탐욕과 무관하지 않군요^^

인간의 탐욕은 어찌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현명하게 발현되도록 구조화시키는 게 관건이라 생각해요.

"다수의 중국 채굴자들로 추정합니다. 그들은 비트코인이 지금보다 쉽게 사용되어지면 인기가 많아질 것이고, 그럼 가격이 더욱 올라 너도나도 채굴을 하러 달려들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신들의 힘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같은 비용을 투자해도 얻어갈 수익이 떨어지니, 그들 입장에선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게 최선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래서 실패했다고 하는 군요...

가상 화폐가 민주주의를 더 실천할 것이다라는 것에 의문을 품게 만드네요

물론 그 단점을 개선한 코인들이 많이 나왔지만..

가상화폐가 민주주의를 더 실천할 것인가... 흥미롭고도 의문스런 주제입니다. 합의 구조의 문제, 채굴 방식의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네요. 이 주제는 14편 이후에 자세히 다루고 있으니 이후 글을 기대해주세요. ^^

코신트님 오늘도 고생이 많으셔요~
제가 비트코인에 손을 놓게 된 계기가 채굴업자들의 권력화 때문이었죠^^
일본에서 채굴에 참여한다는 기사를 작년말에 봤는데 어찌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채굴풀이 다양해진다면 권력이 집중되는 일도 없을테고 비트코인캐시 펑핑때처럼 일부 세력에 의해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마비되는 일도 없을텐데 말이죠.

하루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사실상 전기료의 문제는 특정 국가 (자연환경)에 종속된 요인이기에 제 아무리 일본이 참여한다 해도 중국을 견제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예 비트코인 외 다른 코인이 헤게모니를 장악하면 모르겠지만요.

결국 비트코인 커뮤니티 자체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비효율적으로 보이고 노이즈가 많아보여도 분명 장점도 있고, 그로 인해 아직까지 비트코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알트코인 진영이 얼마나 빨리 검증된 시스템으로 등장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그 전에 비트코인이 가진 단점을 보완한 개선이 극적으로 타결된다면, 지금 비트코인의 헤게모니는 강력한 경쟁력이 되겠지요.

이익이 걸린 일이라면..... 머 사람은 언제나 전체의 파이를 보기보단 자기 밥그릇부터 먼저 챙긴다는거야 불변의 진리 같네요..... 안타깝기도 하지만 일면 이해를 할수도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넵. 애초에 이 시리즈의 글을 쓸 때부터 최종 결론으로 제시하고자 한 "문화"의 문제입니다. 앞으로 글들을 주욱 보시면서 발전적인 논의가 계속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비트코인이 가지는 한계를 자세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아고라에 모여 집단 난상 토론을 할 수도 없고.... 다음편이 기다려 지네요..

묵묵히 도전하고 실행하고 실패하면서 또 다시 도전하는 사람들에 의해 역사는 만들어져가는 것 같습니다. ^^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다음 글도 잘 부탁드려요 ^^

매번 잘 보고 있습니다.
많은것들이 변햇으면 좋겠네요 :)

대중들의 인식과 다르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

용량증설이란 것이 블록 사이즈를 말씀하시는 것인가요? 아니면 현재 블록 사이즈에서의 스케일링 개선을 말씀하시는 것인가요?

둘 다 포함되는 개념이라 생각합니다. 블록 크기를 늘리는 용량 증설이 있을 것이고, 합의 시간 레이턴시를 10분 아래로 줄이는 것은 단위 시간당 트랜잭션을 늘리는 것이니 스케일링 개선이 될 테고요 ^^

비캐의 존재로 인하여 서로의 채산성에 따른 채굴 스위칭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마이너들이 블록 사이즈를 늘려달라는 요구는 없을거 같아요. 그리고 블록 사이즈의 증가는 보안성의 하락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마이너 이외 커뮤니티들도 반대하구요.

저도 비트코인보다는 알트들을 더 좋아는 하지만 비트가 발전 가능성이 없다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Segwit, 슈노 시그니처, MAST 등 여러 온체인 솔루션 대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사이드 체인 등 오프체인 솔루션도 기획되기 때문이지요.

블록 사이즈의 증가는 오히려 중앙 집중화를 가속화 시킬 수 있으니 만큼 스케일링 해결책에서 블록 사이즈 증가 이외의 수단을 연구 개발하는 것이 최선이다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비트코인에 add 형태로 부가된 보조 시스템들의 효율성이 높을지, 새로이 등장하여 확장성 면엔 탁월하나 지지기반이 없는 특정 알트가 헤게모니를 가져올지, 누구도 확정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말씀주신 바대로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생각합니다. (단지 그렇지 않을 거라는데 한 표 던지는 것 뿐이고요. ^^;)

추후 소개될 내용이나, 저는 사회적 합의에 있어서 지금의 알트 코인들도 아직 못풀어낸 문제가 있다고 보거든요. 13편 이후 이어지는 글들에서도 유의미한 의견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

앞으로의 글도 기대가 되는군요.. 아랫글들도 정독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1편부터 보시면 기본적인 기술의 설명부터 비트코인의 한계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흥미롭네요. 풀보팅 드리고, 팔로우 하고 갑니다. 다만, 글에 적절한 삽화나 도표가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꾸벅~

헙!! 풀보팅 고맙습니다. 글의 삽화나 도표는 추후 실물 책으로 발간할 때 집어넣고 분량 뻥튀기할 요량으로 계획 중입니다. ^^;;

사람은 자신의 이익에 충실한 존재라는 말이 맞는것 같아요 ㅎ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쭉 그럴 거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좀 더 큰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확장시키는 게 관건인것 같아요. ^^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이어질 글도 잘 부탁드려요 ^^

잘 읽고 보팅하고 갑니다.

소중한 보팅 고맙습니다. 이어지는 시리즈 글도 기대해주세요 ^^

변화되지 않는 이유는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었군요. 또한 이념도 아니었고.. 이걸보니 DPOS의 가치에 손을 들게 되는구요.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 그러지 않을까 합니다. DPoS 가 PoW의 단점을 해소할 수 있다 주장하지만, 그것도 파고보면 사회학적인 문제가 있어서요.. ㅠ 그 주제는 14편부터 이어질 사상과 철학의 부분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1편부터 정주행해서 왔습니다.
초보자가 보기에도 술술 잘 읽히니 다음편도 너무 기대가 됩니다.
좋은 연재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많이 진행되었는데.. 1편부터 보고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딱 13편까지는 쉽게 잘 썼다 생각하고, 그 이후는 많이 골치아픈 주제들로 이어져요 ^^;; 앞으로의 글도 잘 부탁드립니다.

아 이제야 비트코인이 변화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아직까지는 이런 상황이라 알고 있는데 미래는 또 모르는 일이니... 일말의 가능성은 열어두고 지켜보는게 현명할 것 같습니다. ^^

비트코인이란게 진화하면 할수록 결국 은행이 사라지는 세상이 실현될까요 ?
현재로썬 실감이 안나네요 .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될 거라 생각됩니다만, 이를 견제하는 중앙은행의 힘도 만만치 않아서요. ^^; 더불어 경제학적으로 '화폐발행과 경제 시스템의 균형'에 관해 지금의 이론을 뛰어넘는 뭔가가 나오지 않으면 어려울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편 갑니다 ^^ 1편부터 정주행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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