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 클로디아의 비밀 by E. L. 코닉스버그

in #kr-book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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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면 하는 소녀, 클로디아


열두살 먹은 소녀 클로디아는 집에서 가출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기 위해서 동생 제이미도 함께 가출하자고 꼬셨다. 제이미에게는 그동안 모아놨던 용돈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가출을 한다고 하면 길에서 노숙하거나, 밤버스를 타고 벗어나거나, 낯선 집에 가서 하룻밤 재워달라고 하거나.. 이런 상황을 떠올리겠지만 이들은 그러지 않았다. 이들에게는 가출해서 가고자하는 곳이 이미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곳은 바로 미국 뉴욕에 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s)"였다.

그렇다. 이들은 낮에는 많은 관람객과 관광객들 사이에 묻혀 있다가 퇴장 시간이 다가오면 경비원들이 박물관 문을 닫을 때까지 몰래 숨어 있었다. 그리고 경비원들마저 자리를 뜨면, 아무도 없는 박물관 안을 활개치고 다녔다.

긴 줄을 서지 않고 미술품을 관람하거나, 빨간 선 안으로 들어가 더 가까이에서 보는 건 덤이었다. 때로는 분수대 안에 들어가서 목욕을 하고(!), 제이미의 용돈이 떨어져갈 때쯤에는 분수대 바닥을 긁어 사람들이 던진 동전을 가져갔다.

그런데 이 박물관에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천사 조각상이 하나 있었다. 박물관이 경매에서 250달러라는 싼 가격에 구매를 했는데, 어쩌면 르네상스 시절 미켈란젤로의 작품일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박물관은 횡재를 한 것이다. 이건 진짜 미켈란젤로의 작품일까? 그렇다면 왜 경매에 나온 걸까? 왜 이전 소유자는 그것을 싼 가격에 내놨을까?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라는 걸 몰랐을까? 복제품인가?

아이들은 마침 박물관에 머무는 김에 이 미스터리를 자기들이 파헤쳐보기로 했다. 남들보다 더 오랜 시간, 더 가까이에서 작품을 살펴볼 수 있었으니까. 과연 아이들은 경비원에게 들키지 않고 이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까?



출처: Goodreads
영어판 표지. 저자가 처음 책을 낼 때 표지 그림까지 그렸는데, 표지에 등장하는 클로디아와 제이미는 자신의 둘째, 셋째 아이를 모델로 그렸다고 한다.


물론 지금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특별 훈련을 받은 전문 스파이도 아니고, 초등학생 두 명이서 불꺼진 박물관에 남아 있다니! 이들이 박물관을 드나들 동안 경비원들이 아무도 이들을 발견하지 못하다니! 게다가 분수대 안에서 목욕도 하고(으엑..), 그 안에 들어있는 동전들을 가져다가 구내식당에서 밥도 사먹고...

지금이라면 사람들이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코웃음 치거나, 교육에 나쁘다고 비난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이야기가 가능했던 건 이 책이 출간된지 무려 53년이나 지난 책이었기 때문이다. 무려 1967년 작이다.

아무도 없는 빈 공간에서 벌어지는 모험 이야기는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특별한 재미를 준다. 아이들이라면 아무런 편견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교보문고
한국어 번역판 표지. 저자의 원래 표지를 그대로 가져왔다.


제목: 클로디아의 비밀
원서 제목: From the mixed-up files of Mrs. Basil E. Frankweiler
저자: E. L. 코닉스버그 (E. L. Konigsburg)
특이사항: 훌륭한 아동도서에 수여하는 뉴베리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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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어림도 없지만 53년전이라면 어쩌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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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53년 전이라니.. ㅎㅎㅎ

대단히 오래된 책이네요.
내용도 재미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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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예전 책이지만 재밌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