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연습] 상황묘사 연습 - 고백부부 02

in #kr-english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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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글쓰기 연습을 하기 위해 드라마의 한 장면을 소설로 옮겨서 묘사해보기로 했다. 지난 시간에 이어서 드라마 "고백부부"의 한 장면이다.


상황묘사 연습 - 고백부부


지난 시간에 이어 계속 묘사할 장면이다.
쓸쓸하게 버스 창가에 기대어 멍하니 있던 장나라. 손가락에 낀 반지를 내려다보던 그녀는 곧 반지를 빼든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반지를 위태롭게 들고 있던 장나라는 곧 그 반지를 달리는 버스의 창문 아래로 떨어뜨린다.

겉으로 보이는 건 그녀가 반지를 손가락으로 들고 있는 모습, 그걸 버스 창문 아래로 떨어뜨리는 모습을 묘사하면 되지만, 거기에 그녀의 심리 묘사가 곁들여져야 한다. 여러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결혼 반지를 손에서 빼거나, 빼서 던지는 장면이 가끔 나온다. 모두 반지 주인의 배신, 분노, 실망, 허탈, 질투 등등의 아주 강한 감정을 나타내주는 모습이다. 따라서 그냥 객관적인 모습만 서술하는 것보다 감정 묘사가 같이 따라오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고백부부"에서 결혼반지를 빼는 장면은 좀 다른 것이 있었다. 화가 나서 결혼 반지를 집어 던질 수도 있지만, 그렇게 던진 반지는 다시 찾을 수 있다. 소파 밑을 뒤져서라도, 바닥을 다 기어서라도 어딘가에 숨어 있을 반지를 찾아낼 수 있다. 그런데 장나라는 달리는 버스에서 반지를 떨어뜨린다. 마치 물 속에 떨어뜨리는 것처럼, 나중에 마음이 변한다고 해도 다시는 그 반지를 찾을 수 없는 거다. 이 결혼을 자신의 손에서 놓았음을 확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반지를 그냥 툭, 떨어뜨린다는 거다. 화가 나서 있는 힘껏 집어던지는 것도 아니고, 굳은 결심을 한 듯이 주먹에 쥐고 있던 걸 펼치는 것도 아니다. 마치 도대체 이건 무슨 물건일까, 하며 신기한 물건을 보고 있다가 그냥 손이 얼어서, 혹은 실수로, 혹은 우연히 떨어뜨리듯 그저 툭, 떨어뜨린다. 자신의 결혼 생활에(연애 기간까지 합하면 자신의 20대와 30대를 모두 바친 긴 시간에) 종지부를 찍는 것 치고는 별로 극적이지 않다. 하지만,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반지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무슨 생각으로 반지를 떨어뜨린 걸까?



출처


멍한 표정으로 반지를 들고 있다가 툭 떨어뜨리던 장나라. 드라마에서는 그저 배우의 표정과 배경음악 등으로 표현이 되지만, 소설이라면 그녀의 심정을 글로써 표현해야 한다. 과연 어떻게 묘사해야 할까?


She took off the ring and hold it between her thumb and index finger. This thin little ring, this yellow, dull ring. How could it possibly hold her back? It felt so small and vulnerable in her hand. How could this little ring change her life so abruptly and irreversibly? How could she let it happen to her?
She slowly reached out her hand just out of the window, so that only her fingers were outside of the bus. She loosened her grip ever so gently, and let go of the ring. It fell to the darkness. It bounced several times on the hard pavement road before it whirled to a stop. Just like a person who jumped off the building to the ground, it lay there motionless, lifeless, not wanting to live ever again.

She closed her eyes. She had just killed her marriage life.

그녀는 반지를 빼서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들었다. 이 얇고 작은 반지, 이 노랗고 둔탁한 반지. 어떻게 이 반지가 그녀를 가로막을 수 있었을까? 손에 든 반지는 너무나 작고 깨지기 쉬워 보였다. 어떻게 이 작은 반지가 그녀의 삶을 갑작스럽게, 다시는 돌이킬 수 없게 바꾸어놓았을까? 어떻게 그녀는 그런 일이 가능하도록 내버려뒀을까?
그녀는 창 밖으로 손을 살짝 내밀었다. 손에 조금 힘을 빼자 반지가 어둠 속으로 떨어졌다. 반지는 단단한 도로 위에 몇번 튕기더니 빙그르르 돌며 멈춰섰다. 마치 건물에서 땅으로 뛰어 내린 사람처럼, 그 반지는 그곳에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기척도 없이, 다시는 살고 싶지 않다는 듯 누워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방금 자신의 결혼 생활을 죽여버린 것이다.


차갑고 어두운 도로 위에 떨어지던 반지. 글을 쓰기 위해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그 장면을 계속 생각했다. 그녀의 상황과 더불어 그 장면을 떠올리니까 마치 죽어 널브러진 시체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it lay there motionless, lifeless, not wanting to live ever again."라는 문장을 넣어봤다.

결혼 반지가 죽은 시체라면? 그걸 떨어뜨린 장나라는 반지를 죽인 사람이겠지. 나는 반지를 죽였다는 말 대신 "결혼 생활을 죽였다. killed her marriage life"라는 표현을 써봤다. 너무 극단적인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그때 당시 그녀의 심정을 잘 표현한 거 같아서 좋기도 하고.

조금 더 고민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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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 사망.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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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장나라가 이혼을 결심한 후에 결혼반지를 버리는 장면이라 그렇게 묘사해봤어요. ^^;

이런 드라마도 있었군요^^

정말 재미있게 본 드라마에요.
처음 1화만 넘어가면 아주 웃기면서도 감동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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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십니다.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