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in #kr-life6 years ago

큰 아이는 군대에 가 있지만, 작은 놈은 이제 고 2입니다. 모든 고등학생 학부모들이 다 같을 수는 없겠지만, 한 학기 마치고 학교 내신 등급이 나오면 희비가 많이 갈립니다. 특히 저 같이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이 있으면 더 합니다. 이유는 수시 대 정시의 비율이 8:2 가까이 되는 상황에서 학교 내신 등급을 잘 받지 못하면, 대학 진학이 상당히 힘이 듭니다. 도시에서도 그렇지만 지방은 더더욱 힘듭니다. 이유는 수시가 아닌 정시는 학교에서 준비도 못 할 정도로 수업내용이 차이가 많이 납니다. 그래서 정시를 준비 할 수 있는 여건과 상황이 안 됩니다. EBS 가 있다고 하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양과 수준이 정시를 치르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

작은 놈이 중간고사를 많이 망쳤습니다. 거기다가 수학도 뛰어 나지는 않지만 학교 내신은 칠 정도는 되는데, 서술형 평가를 통으로 날려 버려서 점수를 거의 못 받았습니다. 담임선생님이 수학 선생님이신데, 평상시에 잘 못하는 학생이 서술형 평가 시험을 잘 치러서 어떻게 준비 했냐고 물어보니 작은 놈한테 배웠다고 해서 놀랬다고 하시면서 저희에게 직접 전화를 주셨습니다. 작은놈 서술형 시험이 이렇게 저렇게 되어서 점수가 안 나온다고 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다른 과목들도 마찬 가지 이었습니다.

중간고사를 망쳤으니 기말 시험은 잘 치르려고 애 쓰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공부를 하는데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냥 지켜만 봤습니다. 제가 공부방을 하고 직접 가르치고 있으니 더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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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말 시험은 나름대로 선방을 했지만 망한 중간고사 시험 때문에 극복을 못 했습니다. 화가 나서 싫은 소리도 좀 했습니다.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갔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작은 놈에게 머라고 해 버렸습니다. 작은 놈 책상을 보다가 이렇게 적어 놓은 종이를 발견했습니다. 이게 무엇이야? 라고 물으니, 이놈이 이렇게 적고 간직하고 다닌다고 하네요. 또 한 번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제가 작은놈을 직접 가르치니 평상시에 이해가 어느 정도는 되어 있는지라, 성적이 안 나온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심리적인 요인 같았습니다. 중학교 때에도 수학 시험만 치르는 날이면 아이가 긴장을 많이 해서 망쳐 오기도 해서 아침에 청심환을 하나 먹여서 보내기도 했던 적이 있어서 그렇게 밖에 원인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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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피드 글을 보다가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왜 시험은 못 보는 것 일까? “ 라는 책을 한 번 본 기억이 났습니다. @isis-lee 님이 저술하신 책입니다. 결국 이 책을 구매 했습니다. 저는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작은 놈에게 읽어보라고 하였습니다. 작은놈이 다 읽으면 저도 한 번 읽어보려고 합니다.

큰 놈은 고등학교를 도시로 나가서 제대로 된 고등학생 학부모 노릇을 못 했는데, 집에 고등학생이 있으니 힘이 드네요. 스티미언 분들 중에 아직 아이들이 어린 분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공부방이다 학원이다 뺑뺑이 돌리시지 마시고, 집에서 독서를 많이 하도록 유도 하세요. 어차피 지식의 습득은 글로써 하는 것이니 글을 얼마나 빨리 읽고 이해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영어도 마찬 가지입니다. 저도 아이들에게 문법을 가르치고 단어를 암기 하고 문장 분석을 해서 가르치지만 그것은 중 고등학교 아이들이니 그렇게 시키는 것이고 (시간이 부족하니...) 아이 때에는 그냥 많이 듣고 많이 따라 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오늘부터 올빼미 생활에서 벗어나 저녁이 있는 삶을 살게 됩니다. 공부방 수업이 마치면 거의 밤 늦은 시간이라,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 ( 야구 하이라이트나 영화 보면서 맥주 한 잔 하는 시간) 새벽 3~4시가 취침 시간인데 이제부터 다시 11시~12시에 잠을 잘 수 있습니다.

낮에 수업을 하니 스팀잇 할 시간이 낮에 없네요. 마침 한 아이가 빠져서 수업이 캔슬 되어서 시간이 나서 포스팅 해봅니다. 포스팅 하고 보니 김작가님과 이시스 님 두 분다 좋지 못한 일이 있는데 별일은 없나 궁금해 집니다.오늘도 시원한 하루 되세요. 그리고 즐거운 스팀잇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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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우리 큰애가 중2에요. 서울 근방이라고는 하지만 시골이라 확실히 서울 아이들과 차이가 나는 것 같더군요. 사실 스스로 원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놔두고 있는데 애 엄마는 조금 시킬려고 하고 있어요. 아이들 커가니 이래저래 신경 쓸 일이 많네요.

고등학생이 되니 더하네요.
가만 두어도 스스로 자기가 가야할 길을 찾아가는 아이이면 좋겠지만, 현실에서 그러한 아이가 과연 얼마나 있겠으며 있더라도 그 아이가 우리 아이일 가능성이란...

진정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준비를 하는지 잘 지켜봐 주세요. 혹시나 그 길이 공부가 하기 싫어서 회피하려고 택하는 길은 아닌지 잘 지켜봐주세요. 정답이 없는 일이 아이 키우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방학을 했나봐요~저녁시간이 생겨서 다행이예요^^
아드님 이야기가 뭔가 울림이 있네요. 많이 읽히고 읽어주고 놀아줘야겠어요. 이런 조언이 참 좋습니다.^^

미미별님 많이 읽히고 읽어주면 됩니다. 그러면 알아서 잘 해요.
작은 놈이 좀 여려서 그런 것 같아요. 작은 놈이 어릴 때부터 속으로 우는 스타일이었는데, 타고난 성격 같기도 하네요.

너무 옛날이긴 하지만 저도 중2때부터 수학 노이로제가 생겨서... 결국 입시때 틀린 문제는 모두 수학이었다는 슬픈 사실이... 소위 한과목 감점 몰빵... 극복이 쉽진 않은데 잘 다독여주세요. 자신감 회복을 위해...

넵!! 여름방학 때에 같이 공부 하면서 다독여 줘야죠.
작은 놈이랑 제주도 한 번 가겠습니다. ^^

꼭 오십셔. ㅎㅎㅎ 작은 놈은 저도 다독여주겠습니다. ㅎㅎ

잘 아시겠지만 각자가 잘 하는 것이 따로 있잖아요.
망치고 만회하지 못한 성적에 뭐라 하시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그래서 받았을지도 모를 아이의 마음도.. 그 이상으로 보듬어 주세요.

네 그래서 마음이 더 거시기 합니다.
주말에 작은 놈 좋아하는 삼성 라이온스 야구 보려고 라팍도 가고, 영화도 보고 맛난 것도 먹고 하려고 대구 가려고 합니다. 예매가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

이 더위엔 예매도 직관도 장난 아니지요~ㅋ
저도 지난 수요일에 잠실구장 다녀왔는데..ㅋㅋ 죽을뻔했어요~ 육수지대로...ㅋ

그렇죠? 야구장도 더울텐데, 시원한 얼음 물이랑, 손 선풍기, 물수건 이랑 제대로 챙겨서 가야 겠습니다.

다음 달에 잠실 갑니다. 엘지랑 삼성 게임 보러요. ^^

부모마음은 시대가 바뀌어도 똑같은것 같아요!! 아이가 공부 잘하길 바라고, 좋은 대학 가길 바라는 마음...
세상에 공부가 다는 아니라지만... 아직까진 어쩔수 없는 현상인듯 하네요!

세상에 공부가 다는 아닌데, 또 공부 말고 잘하는 것을 찾아보라고 하면 딱히 안 보이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다들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

독거노인님 회사에 직원 필요 없나요? 뚫고 들어 가려면 공부는 얼마나 해야 하는지...^^

너무나 공감가는 포스팅이네요.
큰 놈이 모의고사는 잘 나오는데 내신이 너무 안나와서....특히 서술형에 약하네요.ㅠ.ㅠ

모의고사는 서술형이 없어서 다행이네요.
정시도 만만하지 않은데, 큰 놈 잘 다독여 주시고 힘내라고 해 주세요.

그래도 막판까지 내신 포기 하면 안됩니다. 입시를 해보니 그렇더라고요.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가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둘째 자제분도 얼마나 속상하겠어요
입시제도가 정시 100프로를 하든 수능상위 특차를 하든지 해야는데요
수시비율이 너무 커져서 문제입니다.
힘내세요

넵. 저 보다 작은 놈이 안 그래도 소심한데, 기가 더 죽을까봐 걱정입니다.
여름방학에 힐링 하면 나아 지겠죠? 감사합니다.

저도 중학교 2학년때까지는 생각 없이 놀다가 중학교 3학년이 되서부터 열심히 공부를 하기 시작했는데, 도달하고 싶은 목표가 생기니 자연스레 하게 되더라구요.

반면, 대학 다닐 때 무료로 1년간 독일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제가 필요로 못 느끼니 자꾸 땡땡이를 치게 되더군요. ㅎㅎㅎ

아드님도 잘 하실거에요.

고맙습니다.
목표를 세우면 나아지기는 하는데, 이 놈은 목표는 분명 있는데, 오히려 안 되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과 부담감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부모 마음은 늘 걱정이죠.
또 힘내야죠. ^^

걱정과 부담감.. 크... 몸과 마음을 꽁꽁 묶어 아무것도 못하게 하는 상습범들이네요.
화이팅입니다!!

저는 정말 속 편한 사람이군요
사실 속이 편하지는 않고요 교육관이 좀 틀릴 뿐입니다.
아이들 미래에 대해 걱정은 되는데 시험성적 걱정은
사실 안합니다. 성적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이들 장래를 걱정하는 부모맘은 동일하지요

슬기롭게 잘 해결하길 바랍니다.
마음이 힘들지 않길 바랍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주시니 잘 해결될겁니다.

저도 중학교 까지는 성적 가지고 머라고 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막상 고등학생이 되니 성적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게 되네요. 아이가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지? 저에게 물으면 당연히 아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살았으면 합니다 라고 답을 합니다. 그러면 아이가 무엇을 원하지? 라고 물어보면 현재로서는 답이 없네요. 큰 놈도 군에서 휴가를 나오고 작은 놈도 방학이니 주말에 본가가 있는 대구에 힐링을 하러 가니 진지하게 한 번 대화 해보려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 성적 보다 자신감이 필요 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유도 해보겠습니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중국에 맥주 행사에 가고 싶네요. 칭타오 하얼빈 다 좋아합니다. 시원하게 마시는 맥주...

좋은 아버지십니다. 많은 대화로 자신감을 갖는다면
마음도 성적도 그리고 미래에 대한 꿈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아이들과 편히 대화할 수 있는 아빠(아버지) 멋지죠.

더운날 시원한 맥주 한잔 아주 좋지요.
매년 있으니 한번 시간내서 오셔도 좋을 것 같네요

많은 대화 나누세요

형님, 제 생각에는 솔직히 요즈음 아이들에게 지금 교육방식을 따라가야하는 시스템을 과감하게 탈피시키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물론 제가 가정을 갖지 못한 놈이긴 하지만요) 사실, 지금 시스템 교육은 정신나간 문명의 교육이라고 생각하거든요.(하긴 반대로 보통 모든사람들이 저보러 정신나간 사람이라고 말하긴 하지요) 그래봤자 돈/명예 추구하는 허세형 교육인 거 같아서 말입니다. 작은 아들이 예민한 성격인 거 같은데(저도 한예민 했거든요), 성적이나 대학진학에 목표를 두기보다는 진정한 적성(자기가 하고싶은 것)을 찾도록 인도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적어도 자신의 주체적인 주관만 형성되면 앞으로 무엇을 해도 할것이라고 생각되거든요. 대개 대학 졸업하고 자신의 적성 살리는 친구가 지금에 와서 보면 30%도 안되는 거 같아요. 그나마도 그냥 어쩔수 없이 가정을 꾸려야하니까 다니는 친구도 많은 거 같거든요. 그러한 보통 사람의 인생보다 자신 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더 낫겠다 생각됩니다. 그 나이때 저는 성적이 모든 것의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지금와서 보니까 그건 착각이었다고 생각되거든요. 성적보다 중요한 건전한 정신과 건전한 육체를 형성하는 것이 오히려 긴 인생에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약간 형님앞에서 시건방 떨어서 죄송해요)

시바 피터님 고맙습니다.

건전한 정신과 육체를 가지도록 유도 하겠습니다. 아이가 주눅이 자꾸 드는 것이 절반은 제 탓입니다. 반성하고 있네요. 제가 자꾸 다그쳐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뒷받침을 못 해 준다고 생각하니 제가 더 푸쉬를 한 것은 아닌가 합니다. 큰 놈이 마침 휴가를 나옵니다. 큰 놈이 경험 한 것도 있으니 작은 놈이랑 같이 이번 주말에 대구 본가에 가면 조용히 같이 이야기 해 보려고 합니다.

시바 피터님은 시건방이 떠는 것이 더 멋있습니다. ^^

ㅋㅋㅋ.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부모마음이 다 그런가봐요. 저는 참견인거 같아서 왕짜증 부렸지요. 지금도 제가 여전히 그러내요. 항상 못마땅한 아들이지요. ㅋㅋㅋ

저는고3전까지 정말 수학을 정말 다 찍고 하나도 안풀었어요
근데 선생님이 넘 잘알려주시고 모른걸 물어봐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관심을 갖게되어서
쉬는시간마다 가서 물어봤지요
딱 고3때만
수학성적이 좋았어요
아무래도 심리적 부담감이나 수학만 생각나는 긴장감이나
스트레스 때문인거같은데요 ㅜㅜ
아드님 잘하구 계신거 같은데 많은격려해주세요 ㅎㅎㅎㅎㅎ

네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자꾸만 마음이 따끔거립니다..
방구리님의 심정도 오죽하셨을까 싶어요
부모가 된다는 건 참 어렵습니다
저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방구리님 마음도 아프셨을텐데... 토닥토닥 해드리고 싶어요

둥이 엄니께서 토닥거려 주셨으니 금방 나을 겁니다.
작은 놈도 방학 동안에 툴툴 털어버리도록 노력 해야 겠습니다.

둥이들 에어컨 많이 찾지 않나요?
너무 더워요 정말...

뜨거운 화해의 시간..마음 털어버리기의 시간을 응원합니다!!

둥이들은...
놀다가 다가와서 에어컨 가리켜요..ㅎㅎ
리모컨 없다고 하면 찾아오고요..
더워도 너무 더워요 정말..ㅠㅠ

아~~~~~ 서로에게 힘든 시기 인가요?
전 아직 딸아이가 4살 이라 생각 못한 부분 이네요 ㅜ ㅜ

아직 생각 안 하셔도 됩니다. ^^
지금 그냥 이쁘게 키우세요. 보고 있는 그대로 키우시면 됩니다.

작은 아드님 본인 마음이 참 어려웠겠어요. 저도 이상하게 제 아이가 잘 못하면 싫은 소리 먼저 나가더라고요. 저희 집에서는 저희 큰 딸이 제 싫은 소리를 다 듣는 상황이 되어버렸죠. ㅠㅠ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려고 하는데 저는 참 어렵더라고요.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 생각하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제가 그래요. ㅠㅠ

록엽씨 충분히 잘하시고 있어요. 원래 작은 아이보다 큰 아이에게 싫은 소리가 많이 갑니다. 문제는 아이의 감정을 건드리는 것 같아요. 제가 가끔 그래서 조심하려고 하는데도 잘 안되네요. 꼰대가 되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그저께 또 집사람한테 한 소리 해 버렸네요. 하고 싶은 말 꾹 참고 있다가 터져버렸는데, 예전에는 신경도 안 쓰였는데, 이 번에는 하고 난 뒤에 실수 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는 5초만 참았다가 하려고요.

이사 날짜는 정해 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