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viewing a single comment's thread from:

RE: 글쓰기의 알파와 오메가 #6

in #kr-writing7 years ago (edited)

정말 잘 읽고 갑니다. 제 글쓰기는 어찌할 도리 없이 내용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경우라서, 글을 보며 다소 위안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감수성이 부족해 수려한 문장을 짓거나, 남을 감동시킬 재간이 없습니다. 제게 충실한 내용이란 단점을 가릴 하나의 방책이었습니다. 비슷하게, 대학 교양 수업때에도 한번은 컵의 겉면에 그림을 그려야 했는데, 수업 3시간 중에서 2시간 30분을 디자인 구상에 할애해야 했습니다. 제 손은 똥손이라 간단한 도형 외에는 그릴 수 없었던 까닭입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이디어가 좋다는 소리를 참 많이 들었습니다만, 사실 이는 전부 제 속도 모르고 하는 소리들이었습니다. 제 손끝에서 나오는 모든게 아름답지 못했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아이디어에 집착했을 뿐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특히 '단문/끊어 읽기'에 대한 말씀은 제게 일종의 해방감을 주었습니다. 저 또한 '단문/끊어읽기'에 사로잡혀, 그동안 제가 만들어낸 복문들을 볼때마다 부족한 문장력에 대한 자책감까지 들었던 터라, @kimthewriter 님의 말씀은 제게 한 가지 중요한 깨우침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이정도 복문을 이해 못하면 공교육의 실패지"라며 자기합리화하듯 내던져진 불쌍한 제 글들을, "내 생각을 담은 자유로운 복문"으로 소중하게 다뤄 주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