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 잠시 쉬었다 가자.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in #kr6 years ago (edited)

스팀잇이... 스팀과.. 스팀달러가 하락세다. 스팀과 스팀달러가 폭등할 땐, 너무 많은 글이 올라왔다. 제대로 글을 읽을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예전에 나는 스팀잇을 잠시 떠났었다. 며칠 동안 무엇을 쓸까에 대해 고민하고... 초보 글쟁이다보니... 글감을 메모했다. 스마트폰에 마인드맵 어플로 주제를 선정하고.. 작은 종이에.. 글을 풀어쓰는 순서까지 정했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낮은 보팅이었다. 그리고... 인맥으로 동원된 사람들의.... 솔직히 말해.. 허줍잖은 글에는.. 며칠동안 고민한 내 글보다 몇 배의 높은 보팅을 받았다.

그리곤 나는 다시 블로그로 떠났다. 블로그에 내가 쓸 책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비공개로 작성한 것이다. 블로그엔 아무리 글을 작성하더라도.. 조회수가 몇 백이 넘더라도.. 하트 몇개.. 무미건조한 댓글 몇개가 전부였다.

그러다.. 가만히.. 스팀잇이 생각났다... 보팅.. 돈 문제를 떠나.. 스팀잇에 나의 글에.. 공감하고.. 마음의 위로를 받아가던...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호응이 생각났다. 그리고.. 다시 나는 스팀잇에 돌아왔다.

가만히 나를 돌아보았다... 이곳의 생태를 모를 때.. 셀프 보팅을 한 적도 있었다. 하루에 몇 개 이상의 글을 포스팅하려고 아둥바둥 살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유용한 팁과.. 이야기를 무수히도 풀어냈다.. 사람들의 반응.. 보팅.. 명성.. 그런 것들이 쌓여가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그것은 "억지"였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배부른 사람은 먹기 싫은 거다.. 내가 억지로 배부른 사람들의 입에 숟가락을 넣으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솔직히.. 나는 스팀잇에서 돈을 벌고 싶었다... 지지리도 못난놈이.. 조금이라도 내 힘으로.. 가족의 행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나도 즐겁고 행복하면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곳.. 사람들의 반응이 있는 곳... 그곳이 스팀잇이라 생각했다.

그리곤.. 받은 스팀달러를 바로바로 스팀파워로 업그레이드 했다. 왜냐하면.. 내 눈엔... 이곳의 매력이 보였고.. 미래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다.. 직장 일에.. 네 살... 한 살 아이가.. 둘.... 육아와 병행하며.. 이곳에 접속에 하기란 쉽지 않았다. 집사람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때도 많았다.

며칠전... 집사람이 폭발했다.. 힘든 육아와... 외벌로... 대출에.. 양가 집안 행사에 들어가는 비용... 바쁜 집안일... 이유식에.. 어른 식사.. 첫째 밥까지... 세 종류의 식사를 준비하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다... 아이에게 버럭 화를 내고.. 안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집사람....

나는 고민하다.. 며칠 전 부터...480대 스팀파워에서... 500스파 달성을 위해 차근차근 모으던.. 약 12 스팀달러를... 업비트에서 환전했다.... 4만 오천원쯤이었을까... 그리고 집 사람에게 말했다.

오늘은 밖에서 밥먹을까?

첫째가 말했다.. 돼지고기??............ "좋아! 오늘은 아빠가 쏜다!!" ........ 우리 가족은 기분좋게.. 돼지고기를 먹었다. 오랫만에 외식이었다..... 500스파는 잠시 뒤로 미루어야했지만.. 기분이 좋았다..

그리곤 집으로 와서.. 남은 돈으로.. 편의점에서 쌍화탕을 샀다.. 그리고.. 추운 날씨에 분리수거 하시는 경비원 분들에게 전해드렸다.. 추운 겨울 밤... 분리수거장에는 종이가 바람에 날리고, 날씨가 추워 사람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경비원 아저씨는 쌍화탕을 받으시고.. 너무 좋아하셨다.


잠시 쉬어가자.. 승진이든.. 합격이든.. 시험이든.. 글쓰기이든... 그것이 무엇이든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다. 사람이기에 우리는.. 때론 효율성보다.. 더 나은 가치관을 향해 행동할 수 있다.

잠시 쉬어가자.. 잠시 쉬며.. 차를 마시고..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책을 보며... 가만히... 멍하니.. 시간을 보내보자.. 스스로에게 휴식을 주자. 쉬는 시간을 주자.. 그럼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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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너무 잘 쉬고 있는 한사람 입니다.

돌아봐야, 삭혀야 글이 나오는 거 같습니다. ^~

본격 숙성 스팀잇인가요? ㅎ

팔로우 하고 갑니다 서로 소통해요~

진심에서 나오는 글은 알아줄 사람이 있습니다
저도 블로그를 같이 하지만 댓글 수준은 스팀잇이 월등합니다
가끔은 저 보상 버튼을 안 보이게 하면 스팀잇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ㅎㅎ
좋은 글 잘 보고 팔로우하고 갑니다!

아, 먼저 스팀잇을 하신 분들은 나름의 느낌이 있네요.
열심히 활동하던 때도 있었으니, 열심히 쉴 때도 있어야지요.ㅋㅋ
푹 쉬시고 좋은 글 쓰실 날을 기다립니다.
다음 포스팅을 기다리며 팔로우 하고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조금 쉬어가도 괜찮아요.

가끔은 스팀잇에 글 올리는 일이 업무처럼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가 있긴 한것 같습니다. 그런데 보팅이 낮을때엔 진짜 기운빠지죠... 정말 별 내용없는 사람들의 글은 몇분만에 몇십달러가 되어있는데...ㅎㅎ 더더욱이 요즘 스팀잇이 조금 한산해지기도해서 더 그런것 같습니다. 북적북적해지면 글이 묻히고 한산해지면 또 보는 사람도 없어 묻히고 ㅋㅋㅋ 한걸음 쉬어가는것도 방법인것 같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abc센세의 말씀에 무릎을 탁 치고 갑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죠. 공감함니다.
한참 육아가 힘드실 시기네요.
2년 뒤, 둘째가 세살즈음 된다면, 나아질 겁니다.
그때까지는 안사람 많이 이해해주시고 도와주시길..

스팀잇도 가장의 육아도 응원합니다.

맞습니다..뭐든지 휴식이 필요하죠..
저도 돈벌기 위해 이것저것 일을 하다가
문득 다 때려칠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
결국 일은 다 마쳤으나..심신이 피폐해지더라구요

맞아요, 한번씩 쉬어가면서 휴식을 취하고 뒤를 바라보는게 정말 중요한것 같아요

휴식도 중요하죠.
그래야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가 있으니 말이죠.

행복한 부자로 느껴집니다. 보팅과 팔로합니다.

푹쉬세요~

멋지십니다. 화이팅입니다. ^^

재충전을통해서 한걸음 더 도약하는 기회가되시기바랍니다

요즘 개인적으로 조금 힘든시기인데. 뜻밖의 곳에서 기운을 얻습니다. 아직 힘들게 달리지 않은것같은데 조금 힘이듭니다. 조금만 쉬어가고 싶습니다.

잠시 뒤를 돌아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포스팅이네요.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 )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만약 본인께서 스팀으로 경재적 자유를 꿈꾸신다면 2~3년은 수익없이 스트레스 안받으며 재밌게 소통하고싶다는 마음으로 하시면 어떨까합니다. 유튜브나 아프리카BJ로 성공하신분들의 과거 영상을 다 낫낫이 파보면 무명 연애인처럼 나 자신을 보여주고싶다는 마음으로 가더군요. 그들은 차가운 얼음물에 입수하고 하루종일 5천원을 받고 방송해도 영상 앞에선 풀죽지 않는모습이 놀라웠습니다... 우선 충분한 휴식을 취하시길 바랍니다

쌍화탕처럼 따스한 글이네요. 그러면서도 지잉~~~~~하는 울림도 남는....
고맙습니다. 힘들고 퍽퍽한 길-가다보면 갑자기-네! 정말 갑자기-환한 지평이 트이곤 하죠! 우리 같이 가요. 티쳐님!

따뜻한 글 잘 읽었습니다.
스팀파워가 너무 떨어져서 일주일 정도 충전시간 동안 보팅 자제 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글을 읽고 보팅을 안할 수가 없어서 리스팀&풀보팅&팔로우 하고 갑니다^^

.....ㅜㅠ 이거 완전 공감. 잠시 쉬어가고 싶을때 그걸 노력부족으로 매도하는 사람들도 종종있죠

첫 한달은 앞만 보고 달리며 지치고 힘들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번째 달은 습관적으로 하게 되네요. 재미있게 스팀잇 생활을 하지만 쉬는 시간은 반드시 지키고 있어요. 따뜻한 공감의 글 감사드립니다!

12스팀달러로 만든 가족 외식과 경비원분들을 향한 따뜻한 배려.
진짜 멋있게 스팀잇을 활용한 예 중 하나 아닐까 싶습니다.

모처럼 사람 냄새나는 글을 읽었습니다. 팔로우합니다

아이를 낳고 남편이 일하고와서 육아도와주는 모습,
외벌이로 고생하는 모습보면서 짠했던게 괜히 글 보면서도 울컥하네요ㅠㅠ뭔가 가장의 무게가 느껴져서요ㅠㅠㅠ

육아과 살림을 하며 스팀밋에 발을 들여놓고.. 무슨 글을 쓰나 스트레스? 부담이 되어가다...
이제 일을 시작하려하니 .. 너무 와닿네요.
스스로에게 휴식을 주자! 힘내셔요

응원합니다

미미하지만 살짝 보태고 갑니다.

저도 미미하지만 보팅과 팔로우 하고갑니다. 꼭 힘내셔서 좋은 글 아름다운 글 쓰시기를 기원합니다.

구정때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시간만 보냈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맞는건지 계획한대로 잘 가고 있는지... 그냥 아무생각도 하기 싫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서 3주 가까이를 그냥 흘려보냈네요. 지나간 시간이 아깝긴 하지만 때로는 이렇게 모든것 살짝 내려놓는 것도 좋을거라 생각되네요^^

트래픽으로 돈을 벌고자 하는 저에게 꼭 필요한 메세지라고 생각되네요.수많은 경쟁과 보상 그속에서 나를 보호해야하는것은 본인이라고 생각되네요. 울림있는 글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호응!!

정말 와닿는 한마디였어요.. 저도 육아에 집안일에 스팀잇에.. 다 잘할려고 하니 얼굴에 인상만 쓰게 되고 혼자 조급하더라구요..
잠시 쉬어가자... 참 감사한 한마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