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의 단상 #6] 주택에 사는 것, 어떻게 생각하세요?

in #kr6 years ago (edited)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공동주택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첫 공동주택은 정말 공동으로 생활하는 기숙사였답니다. 한 방에 네명이 같이 생활을 하는데요. 그 곳에서 4년 이상을 지냈습니다. 당시에는 당연히 지방회사에 근무하면 기숙사 생활을 하던 때라 별 생각이 없었지만 지금 누군가 "기숙사 생활을 할래?"하고 물으면 당장 No~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긴 기숙사생활을 끝내고 처음으로 단칸방 전세로 옮겼는데 얼마나 좋던지요.. 그리고 서울 발령을 받고 나서 다세대 방 두 칸짜리 집을 살다가 세 번째 이사하면서 아파트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해보는 아파트 생활, 너무 좋더군요. 주차도 걱정없고, 택배도 받아주고, 집을 비워놓고 다녀도 별 걱정이 없었습니다. 안전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15년 넘게 아파트 생활을 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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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조금씩 뭔가 마당이 있는, 뭔가를 심어놓고 꽃이 피고 지는 그런 걸 보고 싶은겁니다. 햇빛에 빨래를 널어 말려서 뽀송거리는 그런 느낌도 느껴보고 싶고요..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그냥 꿈으로만 가지고 있었죠. 아침에 나갔다가 밤에 들어오는데 무슨 꽃이나 나무, 빨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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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육이,, 해가 없으면 웃자라죠...ㅠ.ㅠ

이제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좀 자유로운 생활을 시작하려니 주택에 살고 싶은 생각이 더욱 새록새록 합니다. 그리고 좀 더 부산 시내로 나가서 살고 싶기도 하고요. 명지는 아직 교통이 좋지 않아요.

드디어 어제 주택이 어떤지 알아보러 나갔답니다. 부산 시내에 주택이 있다 싶은 남구와 부산진구 네댓곳을 돌아봤죠.

요즘 짓는 집들은 거의 마당없이 토지에 건물이 거의 통으로 올라갑니다. 소위 말하는 다가구 주택이고 마당이 전혀 없죠. 제가 찾는 집은 1층이나 2층, 최소 마당은 좀 있는 집을 찾았는데, 최소 20년은 넘은 옛날 집들이에요. 땅 평수는 작은 것이 30평, 넓은 건 70평 정도 되는데요... 근데... 정말 가격이 후덜덜입니다. 하긴 요즘 부산에 새로 짓는 아파트도 평당 분양가가 1,200만원이 넘으니 그에 비하면 싼 가격이긴하군요.

가격도 가격이지만 문제는 일단 팔려는 주택이 많이 없구요, 있다고 해도 아파트에 비해 구조가 좀 요상하고, 따라서 수리를 엄청나게 해야할 것같더군요. 땅이 좁으면 마당은 거의 없고, 마당이 있으면 너무 비싸고요. 당연한 이야기죠. 아파트에서 즐겼던 편의는 많이 포기해야 하죠. 주차는 대부분 한 대 정도 가능할까, 동네분들과 주차전쟁을 해야할 것이고, 이런 저런 수리는 어떻게 하지? 그 정도는 각오하고 있습니다만...

어제 하루 남편과 이런 저런 집들을 돌아보면서 생각이 참 많았습니다. 정말 주택으로 가야할까? 그럼 뭐가 좋아지지? 그만큼의 자금은 있나? 앞으로 또 되팔 때는 어떻게 해야하지?

주택으로 이사를 한다고 주변 지인들에게 이야기하니 하나같이 말립니다. 살기 힘들다고요.

앞으로 조금 더 돌아다녀 보면 방향이 보이겠죠. 역시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는 것보다는 행동이 낫습니다. 다시 느끼네요.

그나저나 우리나라 아파트 참 많습니다. 이렇게 우뚝우뚝 선 아파트만 들어선 도시 풍경이 나중에 어떻게 바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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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는 부분은 많은데 말도 못 꺼내봅니다 ㅎㅎ 좋은 하루 보내세요^^

저희 친정부모님이 시골집에 사시는데,
손 많이 간다고.. 잘 생각하라고.. 걱정걱정하고 계세요..

저도 주택에 사라는 로망은 있지만 그래도 아파트가 편합니다. 아마 평생 아파트에서 살꺼에요 로망과 현실은 다르니까요 ㅋ 주택은 부지런한 사람이 사셔야 할듯 합니다. 직접 관리해야하는 것이 많으니까요ㅠ 전 포기

로망과 현실이 다르긴 하죠... 우짤까 모르겠어요..

자신의 성향을 잘 알아야하는거죠 뭐 ㅋ

제 와이프도 항상 집 짓고 살고 싶다고 하네요. 하지만 돈이 어마무시하게 들어가니.. 참 힘드네요 ㅎㅎ

늘 기승전, 돈, 머니가 문제에요..

맞아요.. 항상 그렇지요^^ 열심히 모아봐야죠 ㅎㅎ

50년정도주택에서 사시다 아파트에 살기 시작하신 저희 어머님은
언젠가 단독주택 어떻냐고 여쭤보니
다신 안가겠다고 하시더군요 ㅎㅎ
관리에 손이 너무 많이 가고 불편하다고
아파트가 최고라고 하시더군요 ㅎㅎ

다들 그렇게 말씀하세요. 특히 나이들면 더 어렵다고...ㅠ.ㅠ

지금 사는 주택이 층마다 입구가 따로 있는 다가구주택이예요. 다행이 집 앞에 조금씩 공간이 있어서 작게 먹을 상추나 요런거 키우는 재미는 있는데 관리 문제가 크죠...애들이 맘껏 뛰어 놀아도 층간소음으로 문제 되는거 없고 다 좋은데 집이 노후해서 그런지 사람 부를 일이 많네요...ㅠ

다들 손이 많이 간다고 하시네요.
회사를 다닐 때면 좀 성가시겠지만 이제는 좀 자유로울 거니까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경험해보지 않았으니 모르죠..^^

살짝 외곽으로 나가면 있지 않을까요? ^^
빨래는 빨래전기건조기를 추천합니다. ㅎㅎ 신세계에요. 너무 편해요.

네.. 살짝 외곽이 좋긴 한데요.. 원래 목적이 부산시내로 진입하는 거라서..

빨래 건조기는 예전에 사용해봤는데요..^^ 아직은... ㅎㅎ
햇빛에 보송보송 마른 걸 보고 싶어요..^^

아이들이 개 키우고 싶어해서 텃밭 있는 단독으로 이사했는데... 애쉑히들이 개똥도 안치우고... 동네 밭 망쳐놓는다고, 개쉑히들이 시끄럽다고 주민들과 약간의 분쟁... 조막만한 텃밭은 갈고, 심고, 비료 주고, 솔직히 귀찮고 손 많이 가고, 교통 불편하고 뭐 하나 좋은 게 없습니다. 아... 좋은 것도 있습니다. 아이들 크는동안 층간소음 걱정 없었고, 집 앞에서 개구리, 두꺼비, 맹꽁이, 도마뱀, 뱀, 다람쥐, 청설모, 꿩, 고라니, 왜가리, 백로, 가마우지, 직박구리, 솔개, 황조롱이 같은 다양한 야생동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 시내에서 마당 있는 집을 구하려면 수십억은 있어야하고, 도시 외곽에서 집을 구하자면 불편함과 자연친화적 환경 사이에서 고민하셔야 합니다.

당연히 주택으로 가면 동물도 키울려고 해요.
아이들은 없으니, 그냥 어른 둘만 잘 살면되고요.
도심지 주택이라 많은 야생동물은 볼 수 없겠군요. 가끔가는 친정시골집에서 유리창타고 오르는 엄지손가락 크기의 청개구리 흰배때지 보는 걸로 만족하려고요.
살아보고 안되면 다시 아파트로 이사하죠. 한 번 해보려고요..^^
근데 짐이 장난이 아니라 좀 걱정이긴 합니다.....ㅠ.ㅠ

저도 지금 아파트에 이사오기 전에 전원주택촌으로 갈지말지
(타운하우스) 무지 고민했는데요..
어릴때 주택 살던 생각하니 역시나 아파트 ㅠㅠㅠ
편의를 생각한다면 무조건 아파트입니다ㅠ

저도 30년 넘게 아파트와 오피스텔에서 만 살아서 아파트가 익숙하긴 한데, 정말 주택에 살고 싶은 로망은 어렸을때 부터 있었던 것 같아요. 집값이 너무 비싸서, 평생 집을 사기위해 돈을 벌어야 할 것 같아요. 으영차 으영차....헥헥 -Apr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