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wing essay] 그냥 그려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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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술을 늦게 시작했다
미술을 시작하자마자 바로 입시를 준비했기때문에 기초과정을 단기간에 끝냈어야했다
처음 미술학원에 가서 한 것은 선긋기와 톤쌓기, 원과 타원 그리기처럼 연필을 쓰는 방법
기초도형인 정육면체, 구, 원뿔, 원기둥 소묘, 그리고 그 도형을 기초로 한 사물들
예를 들면 벽돌, 축구공과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바로 넘어간게 손을 소묘하는것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형태, 선의 강약, 빛의 방향, 그에 따른 반사광, 그림자, 연필의 각도 등등등등
신경 써야 할 것은 한두개가 아니었다

주변의 잘 그리는 친구들은 고민없이 슥슥 그려내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어떻게 그렇게 잘 그려? 라고 물어봤지만 그들도 잘 알지는 못 하는 것 같았다
강사선생님의 시범을 봐도 밥아저씨가 슥슥 해놓고 '참 쉽죠?' 라는 느낌이었으니까

'이건 기초가 아니야' 라는 느낌이 떠나질 않았다
그림을 그린지 좀 되고나서야 어떤 선생님을 만났고 기술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그림을 대하는 마음가짐, 그로 인해서 해야할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었다

선 강약도 형태도 신경쓰지말고 그려
아무것도 신경쓰지말고 그냥 그려
종이도 보지마
결과물에 신경쓰지마
그냥 그리고
그냥 즐겨
그린다는 감각 그 자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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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 drawing

thanks :)

Hands are hard nice study

I think so
but I like hand drawing cuz it's on my view always haha

최고의 선생님이네요! 와아............................
지운님의 그림이죠? 저 손들......허공에 나부끼는 손짓들......
생생하네요!

과찬이십니다 ㅎㅎ

그린다는 감각을 즐겨라.. 제가 처음에 만화를 배울때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던거 같네요 ㅎ
지금도 그림을 그릴때는 재미가 있지만 일이 되니 순전히
즐기지만은 못하게 됩니다. 그래도 지운님 포스팅을 보니
예전이 떠올라서 좋네요 ^^

그림 그리는 사람들은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나보네요 ㅎㅎ

그런거 같네요. 다 신경쓸려면 신경쓸게 한두개가 아닌데
그 사람은 천재-ㅅ-? 특히 만화에서 옷 주름, 디테일, 배경 이런거보면 완전 괴물들로만 보입니다

처음 배울때나 신경쓰지 자전거 타듯이 숙달 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냥 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우린 괴물들이라 부르죠 흐흫

명언이네요. 저도 '잘 그려야 한다.' 는 압박에 오히려 하나도 그리지 못할때가 많은데.. 선생님의 말씀을 보니, 정작 가장 중요한걸 놓치고 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지금껏 (창작에) 재능이 없으면 (그림그리는) 기술이라도 있어야지 라고 생각했던 제가 부끄러워 지네요. 좋은 글 감사해요 ^-^

@dayoung 님도 그리신 거 있으면 한번쯤 올려주세요
그래픽디자이너라고 하셨던 거 같은데
항상 호크니그림 보면서 어떤 작업하시나 궁금했거든요 ㅎㅎ

네 ! 요즘은 게을러져서 그림을 안그린지 오래되었지만, 곧 다시 시작하게 되면 꼭 포스팅 할께요. 여기서 혼자 반성만 하고 가요...또르르 ...ㅎㅎ

형태도, 문장도, 표현도 신경 쓰지 않고 글쓰기를 즐겼더니 해괴한 글이 탄생하던걸요...

I am Cornholio! You will name your baby Bungholio! Is he an albino? Holio Bungholio... will be albino... and a gringo....

ㅋㅋㅋㅋㅋㅋ 무엇이든 처음 입문하는 사람이 잘 그려진, 잘 쓰여진, 퍼포먼스가 뛰어난 것들과 자기가 현재 만들어 놓은 결과물과 비교하면서 그만두는 그런 일이 없게끔 해주셨던 이야기였어요

하루키의 꾸준함

@kmlee 님에게는 이 글이 더 어울릴 듯 하네요 :)

농담이었는데 이리 진지하게 답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첫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차근차근이 핵심이겠죠. 높은 곳을 노린다면 더딘 진전과 자신의 재능이 답답하겠지만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들에게도 고뇌의 순간이 있었음을 되새기며 차근차근 한발씩 디뎌야 할 것입니다.

아, 예술이군요~ 좋습니다^^ 그림으로 저런 입체가 표현될 수 있다는게 신기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