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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분리된 인류

in #kr5 years ago

올려주시는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 몇개 있네요.

  1. 과거의 지식에 사로잡힌 경제학이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현 시대에 맞는 경제학은 어떤 것입니까?

  2. 모든것이 재화가 되어 돈을 주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고 하셨는데, 이것이 문제라면 과연 그 대안모델은 무엇이 될까요? 생산시설을 공적으로 소유하는 방식인가요?

  3. 자동화 생산시설로 인한 고용없는 성장이 부의 불균형을 심화한다면 그것을 완화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도입되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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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하지만 알고 있는 대로 적어보겠습니다.

  • 1 . 과거에는 자본의 집중화, 노동의 집중화, 표준화 등을 통한 대량 생산 체제로 생산 비용을 낮추는 형태로 산업구조가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혁명으로 인하여 생산자와 소비자의 중간 단계가 대폭 줄어 들며 거래 비용이 극도로 낮아졌죠.
    이렇게 거래 비용이 낮아지며 새로운 트랜드가 발생하게 되는데 그것은 공급자 중심의 시장에서 소비자 중심의 시장으로 변화 된것을 의미합니다.
    소비자 중심의 시장은 대량 생산품의 거부 -> 커스터마이징->퍼스널라이징 으로 변화 하게 됩니다.
    현재 이런 변화의 과정에 들어온지 벌써 20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교육 시스템과 경제학자들은 지난 산업시대의 지식으로 현 시장을 평가하고 있죠.

이런 변화의 과정을 유추해 본다면 앞으로 탈중앙화 구조가 자리 잡게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기득권도 변화를 감지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을 비롯 여러 선진국에서는 새로운 사회적 부의 분배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죠. ( 예 : 기본소득 )

아직 까지 변화의 과정에 있고 확정적이지 않은 현재에는 무엇이 답인지는 모르지만 과거 공급자 중심의 산업이 약화 되어 가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 2 . 이 부분에 관해 여러가지 실험적 모델들이 있습니다만 현재 자리 잡혀 있는 사유재산 모델을 넘어서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오랫 동안 우리 세계를 지배해 왔고 사람들에게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져 있으니까요. 하지만 공동소유 같은 개념은 우리 사회속에서도 일부분 찾아 볼수 있죠.
    주식회사도 기업을 불특정 다수가 공동 소유할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기도 하죠. 좀더 사회성을 띈 형태로는 협동 조합 같은 방식도 오래전 부터 있어 왔습니다.

디지털화가 더 진행되면 행정적 비용이 극도로 낮아지며 더 다양한 형태의 공동 소유구조가 발생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예 : 이더리움의 DAO 같은 형태 )

  • 3 . 이 내용은 2번 답변과 겹쳐지는 부분이 있군요. 자동화 생산 시설을 특정 개인의 소유가 아닌 사회적 소유로 할수 있는 형태가 필요하겠죠.
    클리포드 더글라스의 주장처럼 과학의 발전은 인류모두의 자산이지 일부 특정 개인의 소유가 되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돼는 것이죠. ( 특허에 유효기간이 있는 이유죠 )

디지털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구조는 플랫폼입니다. 플랫폼의 공유화가 필요하다고 느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었죠. 그러던 과정에 이더리움 같은 플랫폼이 탄생하였습니다.

공공 플랫폼의 가능성을 열어두었고 그뒤 여러 비슷한 형태의 블록체인 플랫폼이 만들어졌죠.

아직까진 명쾌한 해답이 보이지는 않지만 개개인들의 사회적 노력이 세상에 반영될수 있을것이라고 믿습니다.

답변 감사드립니다.

  1. 커스터마이징은 의류/신발등의 특정 재화에서 보여지는 트렌드라고 볼 수 있고 세상에서 생산되어지는 수많은 재화들 중에 전반적으로 보여질 트렌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소비자 중심의 시장이라면 demand-side economics 를 얘기하시는 건가요? 마치 공급경제학은 구시대의 유물이고 demand-side economics 가 올바른 모델이다 라는 뉘앙스로 들립니다.

2/3. 말씀하신 재화나 생산기반을 공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소유/공유하는 모델은 극단적인 예시이기는 하나 일련의 공산주의 실험으로 인해 현실성이 없음이 입증이 된 바 있지 않은가요? 과학기술의 발전이라는 것은 그것에 대한 보상 (사유재산 인정 / 재정적 보상 인정) 이 이루어짐으로 인해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는 사회에서 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또 그렇게 발전된 과학기술의 수혜는 사회 구성원 전체가 삶이 윤택해지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냉전시대의 역사를 보면 자명하지 않은가 합니다.

  1. 분야 마다 어느정도 다른 특징을 보이긴 하겠지만 대부분의 생산품이 소비자 중심적 생산을 지향하지 않을까요?
    소비자 시장 예측을 하고 대량 생산 체제로 가동하는 부분은 언제나 수요 예측과 실수요 차이로 기인한 과잉 생산이 있어 왔죠.

각종 자동화 기기의 발전과 생산성 향상으로 제조업에도 서서히 변화가 발생하고 있죠. 대량생산으로 인한 이점이 줄어들고 주문후 생산 방식 의 이점이 늘어나게 되면 결국 주문->생산 방식으로 산업계에도 변화가 발생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당장 모든 제조업이 그렇게 되지는 않겠죠. 규격화가 잘 돼있는 수많은 곳들은 아직도 대량생산으로 잘 운영되고 있으니까요.

제가 지적하고 싶었던 부분은 이러한 대량 생산 시설이 더이상 고용이 필요하지 않게 되면서 사회적 기여가 낮아지는 부분이죠. 그러나 남미의 많은 경제학자들은 아직도 이곳에 제조업체가 더 많아 져야 발전 할수 있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미 있는 제조없도 지속적인 고용축소가 벌어지고 있는 사실을 잊어먹은듯 합니다.
국가의 공교육 프로그램도 이런 기업의 직원을 만드는 것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죠. 세상은 변하는 데 별다른 대책은 보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곳 현지인들과 이런 문제에 대해 토론할때 항상 하는 이야기이죠. 개인적인 의견은 이곳에 특화 되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산업을 살리는 방안을 구성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남미전체의 최다 생산품이 식품이니 관련 산업을 발전 시켜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법이죠. 곡물, 육류, 주류등을 연구 개발하여 세계에 수출하는 방식이 이곳에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원료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상품으로 개발하여 판매하는 것이죠. 특수한 맛의 커피라던지 (예 : 루왁 ) 고급 와인 브렌드 개발, 고급 과일, 과자 종류, 음료수 등 이쪽산업도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저 원자재만 수출하여 일부 기업이 모든 수익을 독점하고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분량이 거의 없습니다.

2-3 . 공산주의 사회는 실험이라고 부르기도 우스꽝스러운 체제 였다고 보여 집니다. 공산주의를 이용한 독재자들의 파워 게임이었다고 보면 비약이 심한가요?
사회주의 실험이 실재로 벌어지고 있는 곳은 북유럽으로 보시는것이 더 타당해 보입니다.
여러가지 사회적 행정 비용을 극단적으로 감소 시키는 기술들이 발생하며 다양한 사회적 실험들이 발생할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현 거버넌스 시스템도 결국 변화 하게 되겠죠.

지금은 매우 좋은 시스템으로 여겨지는 각국의 의원제를 통한 의회시스템도 인류역사를 보면 매우 최근에 도입된 방식이죠.

답변 감사드립니다.
건설적인 토론이라고 생각되어 제 생각을 몇가지 더 나누어 볼까 합니다.

  1. 저는 아르헨티나나 다른 남미 국가의 공교육 커리큘럼이 어떠한지 알지는 못하지만 미국-한국 등지에서 공교육 과정을 거쳐본 제 입장에서 공교육 커리큘럼은 대체로 사회에 쓰임을 받을 수 있고 생산성에 일조할 수 있는 데에 필요한 최소의 소양을 기른다는 목표를 따른다는 점에서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정규교육 커리큘럼은 무엇을 하던지간에 필요한 수준의 상식을 길러준 다는 점에서 대동소이하다고 보여지는데, 남미는 어떤가 모르겠군요. 그쪽의 정규교육이 제조업 직원을 양산해내는 데에 특화된 커리큘럼이라고 하면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부분은 현재 주류 경제학이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부분입니다. 생산모델이 달라지거나 소비행태가 달라진다고 해도 인간의 기본 경제활동을 나타내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며 어떠한 경제모델을 따르더라도 기존의 거시경제학 지식들이 적용불가능해지는 그런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이것에 대해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글이 길어지겠고, 언젠가 한번 제 생각을 정리해 올릴 예정입니다.

2/3. 틴톰님이 올리시는 글들의 핵심에는 "불평등의 해소" 가 깊게 자리해 있다고 느낍니다. 제가 생각하는 불평등이라는 것은 인류 사회질서에서 항상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며, 그 격차가 기존 질서를 무너뜨릴 정도로 심화되면 자연적으로 질서가 무너져 (혁명) 갈등이 해소되지만 결국에는 점진적으로 불평등이 다시 쌓이게 되는 일종의 내추럴한 싸이클입니다. 공산주의자들은 이것을 시스템적으로 없앨수 있다고 판단을 했던 것이고 그 실험은 잘 아시다시피 실패로 끝났지요. hierarchy 라는 것은 동물세계에서도 존재하는 것이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인간사회에서는 필연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인데, 이것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려고 드는 것이 과연 성공적일 수 있는가 합니다. 틴톰님의 글들에서는 소위 디지털 혁명이 부의 분배가 공정하고 불평등이 적은 소위 유토피아로 인도할 것이다 라는 뉘앙스가 있는데, 이것은 그 방법만 다를뿐 유토피아론이라는 점에서 스탈리니스트와 레니니스트들이 주장했던 바와 매우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북유럽식 사회주의 모델은 탄탄한 제조업 경제가 뒷받침 되어 그 많은 복지재정을 감당해 낼수 있었지요. 다행히 라틴아메리카는 자원이 풍부하고 그 수출을 통해 그러한 복지재정을 감당할 수도 있다고 보겠으나 베네주엘라의 예로 인해 무조건적인 복지는 포퓰리즘의 도구로 이용되기가 쉽고 (표장사), 또 과다한 복지는 국민의 생산력 증가를 막는다는 것이 입증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못먹고 못사는 나라에서 없는 돈을 끌어다 복지부터 하는 것이 맞는 그림일까요? 저는 회의적입니다

건설적인 토론이라고 생각되어 제 생각을 몇가지 더 나누어 볼까 합니다.

저도 같은 생각 입니다. 감사합니다.

교육에 대한 제 생각은 현 교육과정이 잘못 되어있다기 보다 학생들 개개인에 대한 처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특정 개인에게 모든 과정이 정말로 필요하고 쓸모 있게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다른 수많은 학생들에겐 소중한 시간을 낭비 시키고 있는 것이 됩니다.

인생중 12년 특히 어린시절의 12년은 성인의 30년 이상에 해당하는 매우 중요하고 긴 시간이죠. 이 긴 시간에 정말 적성에 맞고 원하는 것을 선택 해서 배울 기회조차 없이 강제적이고 일률적인 커류컬럼에 맞추어야 한다는것이 매우 큰 사회적 낭비가 될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가수가 꿈이고 댄서가 꿈인 아이들이 있다고 가정을 해보면 그들이 성인이 되어 필요한 기본적 수학지식은 사칙연산이면 충분할수도 있습니다. 기하학, 인수분해, 각종 방정식 등등은 결코사용하지 않을 지식의 남용일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견해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각자의 주관에 따라 다른 견해를 가지는 사람들이 다양하게 있겠죠.

불평등의 해소 라는 부분, 당연히 유토피아 세상이 만들어지고 제가 추구하는 가치들이 보편적 가치가 되는 모습이 만들어질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불평등해소를 위한 노력을 멈추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죠.

무모해 보일수도 있는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거대한 파도를 만들수도 있고 그리고 다시 반복되고 되풀이 되더라해도 더 나은 사회를 찾으려는 여정은 끝나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일부분에서라도 변화를 이끌어 낼수 있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는것이겠죠. ^^

남미의 포풀리즘에 대한 글도 조만간 남겨보겠습니다. 여러 관점이 있기에 다른 관점에서도 바라보는 것이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듯 합니다. 어떤 특정한 관점이 진리가 아닐수도 있고 각자의 상반되는 관점 같은 내용도 모두 맞는 말이 될수도 있습니다.

좋은 답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네 저도 항상 유익한 생각의 나눔이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좋은 연말연시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