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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너에게 쓰는 아몰랑편지 82

in #kr6 years ago

01
우리는 사실 많은 시간 우리 자신과 '토론'을 하면서 보낸다. 어떤 문제로 갈등을 느낄 때 잠시 멈추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내면에서 여러 가지 목소리들이 다투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우리 내면과의 대화는 종종 마치 법정에서 열리는 재판 과정과도 같은 양상을 띤다. 어떤 비판적인 목소리가 우리를 추궁하면서 죄를 물을 뿐 아니라 유죄판결까지 내리려고 한다. 그 목소리는 어떤 생각이나 감정으로 우리의 의식 속으로 불쑥 들어오는데, 여자 안에서는 보통 남성적인 특성을 갖고 있고 남자 안에서는 여성적 특성을 갖고 있다. 그 목소리가 비난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기분이 우울해지거나 죄의식에 사로잡히거나 열등감에 빠진다. 자칫 방심해서 그 목소리와 동화되어 버리면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 목소리가 하는 이야기가 우리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구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마법에서 풀려날 수 있다.

02
글로 적는 것은 듣고 있는 목소리를 인격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 목소리를 예를 들어 '검사', '점수 기록원', '구경꾼', '외로운 여자' 등으로 인격화해 보자. 물론 그 목소리가 이야기하는 내용과 부합하는 인격을 선택해야 한다. 그렇게 인격화된 목소리와 나누는 대화를 종이 위에 글로 옮기면 좀 더 분명하게 그 목소리에 답할 수 있고 우리 자신의 입장을 주장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결국 그 목소리가 우리를 비판하는 이야기는 사실 근거가 없으며, 진실을 말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일반적인 통념에 불과함을 알게 될 것이다. 손에 펜을 들고 글을 쓰는 행동은 우리의 자아를 강화하고 의식을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파괴적인 힘에 당당하게 맞서는 힘이 생긴다. 어둠 속에 숨어서 움직이는 유리한 위치를 이용해서 함부로 날뛰는 내면의 적에게 조목조목 반격을 가할 수 있다.

03
그 목소리는 또한 우리에게 깨달음과 도움을 주는 긍정적인 내용을 이야기할 수 있다. 우리를 비난하고 의지를 무참하게 밟아버리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있다면, 빛나는 지혜와 영감을 주는 긍정적인 목소리가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목소리와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고대인들은 이러한 목소리를 '스피리투스 파밀리아리스 spiritus familiaris (집귀신)'이라 불렀고 소크라테스는 '다이몬 daimon'이라고 불렀는데, 부정적 의미의 '악마'가 아니라 '천재성' 또는 '영감'을 의미했다. 종교적 용어로 말하자면 일종의 수호천사나 성령이 우리에게 길을 알려주는 안내자로 나타나는 것이다. 심리학적으로는 이러한 긍정적 심혼을 우리의 자기가 인격화된 존재에 비유할 수 있다. 자기自己라는 우리 내면의 심혼과 관계를 맺는다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무의식의 지혜에 접근할 수 있다.

_ [우울한 남자의 아니마, 화내는 여자의 아니무스] 존 A. 샌포드

참 잘했어요 ^^ 에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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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소감이 아니면 접수가 안되세요. 손님.

글은 읽어보니ㄱㅋㅋ또 어디서 저런 찰떡같은 명대사를 보고 타이핑했는지ㅋㅋㅋㅋㅋ
ㅋㅋㅋㅋ
법사님 블로그가봐야겠네요
본인글 쓰기 시작하셨는쥐

포스팅 읽구왔는데 법사양반
ㅋㅋㅋㅋ예고편을 포스팅해놔쏘ㅋㅋㅋ
ㅋㅋㅋㅋㅋ어헣헣
ㅋㅋㅋ난 아무말 안캤네
잘들노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