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파디

in #life7 years ago

차우파디를 아시나요? 저도 한 기사를 접해보기 전 까지는 생전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단어였습니다. 최근, 저는 한 기사를 우연히 접했습니다. 2016년, 네팔 서부의 가즈라 마을에서 15살의 소녀가 움막에서 질식사로 숨졌다는 것. 단순히 움막에서 거주하는 도중 불을 피우려 했고 그리하여 연기로 인한 질식사로 숨을 거둔 것이었다면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한 것이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나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널리 기사로 퍼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녀가 죽은 요인은 질식사이기는 하나,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바로 차우파디라는 그 곳의 풍습, 아니 악습이었습니다.

차우파디는 네팔의 일부 지역에서 행해지고 있는 악습 중 하나로 여성의 생리 기간에는 움막 등에서 생활을 강요받으며 집에서 지내지 못하는 전통으로 힌두교의 여성 사이에서 내려오는 관례인데요. 이 관례를 따르는 여성들은 생리가 시작됨과 동시에 움막이나 외양간 같은 비좁고 위생적이지 못한 공간에서 갇혀서 생리가 끝나기를 기다려야합니다. 이러한 공간에서 여성들은 나가지도 못하고 자신의 생리가 끝나기만을 간절히 기다리는데요. 음식도 영양가 있는 것을 주는 것이 아닌 마른 빵이나 소금만 주며, 잠자리도 편치 못한 곳에서 담요도 덮지 못한 채 잠이 들어야 합니다. 또한, 생리 뿐 아니라 출산 시에도 같은 관례가 치러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여성들은 밖에 나갈 수도 없으며 타인과 만날 수도 없고, 씻지도 못합니다.

이 풀습은 힌두교의 신앙에서 비롯됩니다. 힌두교가 믿고 있는 설화 중 하나로 인드라 신이 있습니다. 인드라 신은 비와 천둥의 신으로 죄가 없는 사람을 죽였다는 이유로 벌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이 때 자신의 죄를 나무, 땅, 물, 여성에게 나누어줌으로 자신의 죄를 없애고자 했는데요. 인드라에게 죄를 받은 여성이 그 때부터 생리를 했다하여 생리는 인드라에게 받은 죄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 신화로 인해 힌두교에서는 생리를 불순한 것으로 생각하고 생리하는 여자가 저주받았다고 이야기하며 월경을 하고 있는 여성이 그 기간에 만지는 것들은 벌을 받는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여성들은 자신의 몸을 보호해야할 시기에 보호는커녕 위생적인 면도 지켜지지 않은 곳에서 지내야 하는 것이죠. 중요한 사항은 네팔 뿐 아니라 인도, 방글라데시 등 일부 나라에서도 똑같은 관습이 행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생리는 떳떳함의 범주에는 속하기가 힘듭니다. 여성은 자신의 생리를 숨기려하고 사춘기의 남자 청소년들은 이로 인해 그 것을 놀림감으로 생각하며 놀리는 일이 벌어지며, 여성들은 부끄러워합니다. 우리나라도 보수적인 것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오는 감정적인 이유입니다. 하지만, 점차 의식의 개선을 위하여 힘쓰고 있고 현재는 법이나 제도 등 많은 것들의 개선이 이루어진 상황입니다. 차우파디를 행하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의 인식 문제와는 다르게 관습이라는 악순환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고쳐지기가 힘든 것이 실상입니다. 하지만, 월경기에는 여성의 자궁이 열려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병에 감염될 위험성이 커지고, 출산을 하는 여성 또한 마찬가지이며 그 곳에서 낳아진 아이에게 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주 위험합니다.

현재, 한 소녀의 죽음으로 이슈가 되며 차우파디를 행하지 않겠다는 서약도 받아낸 일부 지역도 있지만, 사실상 그 관례가 사라지지 않고 일부 사람에 의하여 지속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이 실상입니다. 미개한 지역이기 때문에 그리 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 사람들이 믿고 있는 관습이 좋지 못하였고, 그 사람들은 자신의 선조가 행해왔던데로 대물림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아직 한 소녀의 죽음이 1년 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 많은 것이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이것을 계기로 많은 사람의 인식개선이 필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전 세계에 옳지 않은 관습으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이 자유로워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Sort:  

남한에 인사드립니다. 아프리카 출신

처음알게된 풍습입니다.
전통이라도 현대에 맞지않는건 없어져야 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