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화 되고 있는 스팀이 우려된다

in #liv5 years ago

blockchainstudio 님께서 오늘 올려주신 글에서 "PoB의 마지막 보루"라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약간의 과장이 섞여 있다 볼 수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스팀에서 PoB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에는 저도 공감을 합니다.

PoB, 즉 Proof-of-Brain은 암호화폐계에서 혁명적인 실험이었습니다. 그래픽카드와 채굴기가 분배의 기준이 되는 PoW와 자본이 기준이 되는 PoS와는 달리 PoB는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Brain을 분배의 기준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정신 노동으로 대변되는 Brain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배분받는 양이 결정되는 개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스팀이 각광을 받은 이유는 PoB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좋은 글만 쓰면 소고기 사 먹을만큼의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는 점은 많은 사람들을 끌어오는 요인이었습니다. 특히나 자본은 적지만 열정과 창의력이 넘치는 젊은층의 참여는 스팀잇의 성장을 견인하던 핵심 계층이었습니다.

하지만 초기 고래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보팅풀까지 PoB는 지속적으로 도전을 받아왔고 효과적인 응전에 실패해왔습니다. 그리고 스팀의PoB는 점점 자본이 중시되는 PoS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가입의 불편함이나 UI의 부족함도 한 원인일 수 있겠지만 어려움을 뚫고 가입을 하더라도 자본이 없으면 환영받지 못하는 현실에 마주하게 된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습니다.

PoS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매우 효율적이고 빠른 프로토콜입니다(물론 Nothing at stake 문제라는 치명적인 단점은 있습니다). 그러나 토큰 이코노미 측면에서 봤을 때 PoS는 꾸준한 가치유입을 유발시키기 어렵다는 점에서 그다지 좋다고만은 볼 수 없습니다. 토큰 이코노미가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비용을 투입해야 합니다. 그리고 보상 < 투입된 노력이 성립되면 토큰 이코노미는 자연스럽게 성장하게 됩니다. 하지만 PoS의 경우에는 자본만 가지고 있으면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서 배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보상 > 투입된 노력이기에 토큰의 가치가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스팀에서 PoB를 PoS화 시키는 여러 요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그 영향력도 강해지고 있습니다. 아마 다음 단계는 DPoS를 PoS화 시키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증인보상을 PoS화 시키는 LPoS 방식이 컨텐츠 보상을 PoS화 시키는 것보다 훨씬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문제는 현재의 스팀 토큰 이코노미 구조는 PoS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소모비용이 낮은 PoS가 건전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율이 극도로 낮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PoS 코인은 토큰만 늘리는 수단이 되다가 시가총액이 점점 감소하며 잊혀지곤 합니다. 아마 적정한 인플레이션율은 대략 1~2% 사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현재 스팀의 인플레이션은 9%입니다.

스팀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합니다. 하나는 PoS 요소들을 강력하게 제한하고 UI/UX 개선을 포함하여 PoB를 장려할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해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아예 컨텐츠 보상을 없앰으로써 PoB에서 PoS로 전환하고 인플레이션율을 1/10 수준으로 낮추는 것입니다. 그리고 PoB는 SMT를 통해 각 커뮤니티가 구현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 둘 사이에서 애매한 태도를 취한다면 아마 스팀은 점점 의미없는 글과 자본의 결합을 통해 보상을 받아가는 유사 PoS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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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스팀잇 가입하고 한 달도 안 되어 스팀잇이 PoB가 아니라 PoS라고 속았다고 글을 올렸다가 많은 비난을 받았지요. 그때 찍혀서 오랫동안 아싸로 낙인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스판에서 저도 뭐... PoS가 돼버린...

제 생각엔... PoB가 되려면 스파 양과 무관하게 보팅력이 행사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민주주의처럼 1인 1표. 1계정 1표. 그럼 누가 스파업을 하겠느냐고 하겠지요. 큐레이션 보상은 스파로 계산하고, 저자보상은 투표수로 계산하면 됩니다. 그럼 어뷰징이 나오겠죠. 어렵긴 하네요. 신원인증된 계정만 보팅이 행사되게 하면 말이 또 달라지겠지요. 스팀피플처럼요.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면 분명 방법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증인들과 스팀잇 재단은 바꿀 생각이 없을 겁니다.

곰돌이가 @naha님의 소중한 댓글에 $0.012을 보팅해서 $0.011을 살려드리고 가요. 곰돌이가 지금까지 총 5890번 $64.551을 보팅해서 $75.602을 구했습니다. @gomdory 곰도뤼~

1인 1표를 하려면 신원인증이 필수적이 되고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반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저는 익명 탈중앙화와 실명인증 중앙화가 모두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안해주신 방안은 재미있네요. 근데 어차피 보두 지분비례로 큐레이션 리워드를 받는다면 그냥 이자로 받아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증인들과 스팀잇 재단이 바꿀 생각이 없다는 말씀을 하신 이유가 답답해서 그러신 것이라면 저도 십분 공감합니다. 하지만 증인들 중에도 이런 상황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재단의 경영진은 좀 지지부진하고 어설프긴 한데... 이 부분은 바뀌면 좋겠네요. 한 가지 안타까운건 자꾸 증인+스팀재단이라는 진영을 만들어 진영논리로 비판한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도 추가 증인이 계속 나와야하는데 이런 진영논리가 계속된다면 증인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꺾일 것입니다. 증인들 중에도 잘 하는 사람은 계속 밀어주고 지지해주고, 재단도 잘 하는 부분은 칭찬해주고 못 하는 점은 비판을 하거나 보완해주는 쪽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곰돌이가 @clayop님의 소중한 댓글에 $0.006을 보팅해서 $0.017을 살려드리고 가요. 곰돌이가 지금까지 총 5893번 $64.580을 보팅해서 $75.642을 구했습니다. @gomdory 곰도뤼~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재단과 증인들'이 입버릇처럼 된 것 같아요. 앞으로는 주의할게요. 죄송합니다. ㅠㅠ

가입 편의성과 유아이 개선은 가장 시급합니다~!
SMT로 스팀이 다시 활력 찾길~!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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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조금 이상하다 했더니 이런 개념들이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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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합니다. 하나는 PoS 요소들을 강력하게 제한하고 UI/UX 개선을 포함하여 PoB를 장려할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해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아예 컨텐츠 보상을 없앰으로써 PoB에서 PoS로 전환하고 인플레이션율을 1/10 수준으로 낮추는 것입니다. 그리고 PoB는 SMT를 통해 각 커뮤니티가 구현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 둘 사이에서 애매한 태도를 취한다면 아마 스팀은 점점 의미없는 글과 자본의 결합을 통해 보상을 받아가는 유사 PoS가 될 것입니다.

두가지 방법이 모두 좋은 콘텐츠를 생산할 여건을 만들어주자는 것 같은데, 증인들이 이에 관련해서 특별히 논의되는 내용이 있는가요? 아니면 그냥 이대로 가자인가요? 아니면 논의조차 되지 않는 것은 아닌가요?

잘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증인과 재단은 콘텐츠 생산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한 방안으로 지금 이시스템이 최상이라고 생각하는 느낌이듭니다. (POB는 무늬만)

제가 두번째 안을 제안하고 있고 여러 증인들이 동의하고는 있으나 지금은 SMT가 개발 우선순위에 있는지라 본격적인 논의는 되지 않고 있습니다. 재단도 SMT 이후에 뭔가 액션을 취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긴 할텐데 제 제안이 잘 받아들여지면 좋겠네요.

소개감사합니다. 여러 크고 작은 시도들이 있으니 "마지막 보루"는 말씀해주신대로 과장된 표현이죠^^ LIV도 하나의 시도이고 광고 탑재되고 스팀잇 전반적인 분위기만 너무 침체되버리지 않는다면 여러 의미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지금까지는 스팀엔진 토큰판매로 돈 번 곳만 있다보니 다 그 모델만 따라하는 중인데 광고등 외부가치유입으로 대박이 나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프로젝트가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말씀하신대로 토큰판매만 하는 모델이 아니라 외부가치 유입이 이루어지는 움직임이 더 활잘해지면 좋겠습니다.

곰돌이가 @clayop님의 소중한 댓글에 $0.006을 보팅해서 $0.017을 살려드리고 가요. 곰돌이가 지금까지 총 5901번 $64.655을 보팅해서 $75.751을 구했습니다. @gomdory 곰도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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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은 하나의 플렛폼 코인으로 RC만을 제공하고
각 SMT를 통해 발생된 커뮤니티에서 뭔가를 주도적으로 진행하는것도 맞다고 생각됩니다...

동의합니다. 이런 모델로 한번 밀어보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