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남이섬 여행 - 1

in #tripsteem5 years ago (edited)

image

두 번째 남이섬 여행.
"나미나라"에 입국 심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섰다. 번잡한 입국 심사를 돈으로 대신하고(우리 가족 5만 원) 배에 올랐다. 카페리호 객실은 배 특유의 익숙한 냄새와 함께 중국인, 무슬림, 간혹 서양인, 한국인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물결을 일도양단하던 배는 곧 나미나라에 도착했다. 국경 철책이 없어도 밀입국이나 밀출국이 없는 평화로운 나미나라.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배 위에서

둘째 아이에게 몇 년 전 남이섬 여행은 꽤나 인상적이었나보다. 얼마 전 갑자기 남이섬에서 놀았던 기억이 난다고 하더니 얼음 미끄럼틀이며 놀이터에 가고 싶다고 했다. 바깥 테이블에 앉아 비 맞으면서 뭔가 먹었던 것도 너무 재미난 기억이었단다.

눈이었거든!...

만두국이었나, 국수였나...

떡국이었거든!!!

그래서 남이섬을 다시 찾게 되었다.

*나미나라 공화국

*반항기 가득한 사춘기 첫째

*둘째

*세째

*아내, 둘째, 첫째. 뭔짓이냐...

남이섬 초입의 얼음 미끄럼틀은 없어지고 눈썰매장이 생겼다.

오호라, 일단 아이들 진부터 빼놓자는 의도렸다! 첫째는 썰매가 뒤집혀 몇 바퀴 구르더니 더는 타지 않았다. 중2, 뻣뻣한 사춘기에 이 무슨 동네 망신인가, 했을 거다. 둘째는 쉼 없이 탄다. 막내는 한 번 타고,

겁나 무서워...

고급 코스 옆에 붙은 초 저급 코스를 백만 번쯤 공략했다.

나와 아내는 사진 몇 방 찍고 썰매장 바로 옆 카페에 들어갔다. 나는 남이섬 강변 둘레길을 걸어보고 싶었다.

여기 잠깐 있을래? 강변 한 번 둘러보고 올게.

아내는 눈동자를 먼저 내 쪽으로 돌리고 머리가 서서히 눈동자를 따라 돌면서 한마디 했다.

여기 있어라...

둘레길은 다음번 남이섬 여행으로 미뤘다. 올 기회가 된다면...

두더지 하우스는 아이들에게는 강추, 부모에게는 완전 비추.

저 땅굴을 헤집고 다니면 삽시간에 흙먼지를 뒤집어쓴다. 아내와 첫째는 놀이터가 보이는 북카페에 앉아서 우아하게 책을 보았다. 둘째와 막내는 갑자기 쳐들어와 아이스크림 얹은 와플과 허니브레드를 우당탕탕 털어먹고 놀이터로 돌아갔다. 나는 재빨리 가까운 강변으로 가서 잠시 거닐다가 왔다.

막내가 하늘 자전거 타고 싶대. 옆에 어린이 도서관에도 가고 싶다고 하네...

두더지 하우스 위에 하늘 자전거길을 만들어 놓았다.
둘째와 막내에게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하고 하늘 자전거를 태워 주었다.

겁나 무서워...

막내는 이 말만 남기고 더 태워달라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막내는 어린이 도서관에서 백만돌이의 괴력을 다시 보여 주었다.

노란색 미끄럼틀 타는 것을 오십만 번쯤 지켜보다가 지친 나는 2층 어느 구석에 들어가 누웠다. 막내는 한참을 더 타는 듯하더니 싫증이 났는지 블록 놀이를 하거나 내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우리는 책을 한 권도 읽지 않고 도서관을 나왔다.

날은 어둑해지고 남이섬의 메인스트릿도 불을 밝혔다. 우리 가족은 양꼬치와 호떡을 먹으며 장작불 주위에서 몸을 녹였다. 그 유명한 메타 머시기 길에서 사진도 찍고...

길거리를 배회하던 검은 토끼를 잡기 위해 둘째와 막내가 사력을 다해 뛰었지만 잡지는 못했다. 아내는 공예 체험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마지막 체험 시간이 지나는 바람에 발길을 돌렸다.

위칭청이라는 중국 작가가 남이섬에 살고 있나 보다. 진흙 인형 작품을 만드는 작가인데 검색해 보니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었다.

손으로 누른 자국 하나하나가 작가의 의도라고 생각하니 수수하고 질박한 해학 속에 작가의 섬세한 표현이 집약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남이섬에는 의외로 볼거리가 많았다. 우리는 절반도 보지 못하고 출국해야 했다. 아쉬운 건 동선조차 지난번과 거의 같았다는 것이다.

*남이섬 쪽 선착장의 얼음 장식. 조각은 아닌듯한데...

우리는 저녁을 먹기 위해 청평의 켄싱턴리조트로 향했다.




1박 2일 남이섬 여행 - 1



이 글은 스팀 기반 여행정보 서비스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image


Sponsored ( Powered by dclick )

dclick-imagead

Sort: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불토되세요..

드라마 겨울연가 보는 것 같네요 이제는 아시아 사람들에게는 거의 성지죠 ^^
진흙 인형은 나무 정겹네요 ㅎ

Posted using Partiko iOS

아시아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중국인과 무슬림이 반 이상인듯.
진흙인형은 사실 좀 괴기스런 것도 있습니다. 사진은 가장 얌전한 편이죠..ㅎㅎ

남이섬이 많이 변했군요..
놀이시설도 생기고 ㅎㅎㅎㅎ

옛날이 그립습니다 ^^*

언제 가보셨길래...ㅎㅎ
볼거리가 많이 생겼어요. 평일에도 관광객이 넘칩니다.

남이성에 눈썰매장이 다 생겼군요ㅎㅎ
오늘도 디클릭!

섬 입장료 내면 눈썰매는 공짜... 여기서 본전 뽑았습니다..ㅎㅎ

보클왔어요~
즐거운주말 보내세여~

고맙습니다. 불토되세요..

나미나라가 어떤의미인지 알겠어요. ㅎㅎㅎ
저도 그렇게만 알고 있었는데...아닐 수도 있겠다는(?) 그 가족사가 있는 것 같던데요 ㅎㅎㅎ

혹시 언론에 잠시 나왔던 그 얘기 말씀이신지.. 헤롱헤롱 잘 모르겠어요..ㅎㅎ

저 나라로 이민가고 싶네요.ㅋㅋ

성인 만삼천원이면 이민 가능합니다. 무비자이지만 밤마다 출국해야하는 번거로움이...ㅎㅎ

예전 남이섬 갔던 기억이 나네요. 가족들과 여행가셔서 즐거운 시간 보내셨군요. ^^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나머지는 또 포스팅할게요..

세.. 셋째!
그것도 전부 장정들이네요!
언제부턴가 셋째를 가진 부모들에 대한 경외심이 생겼습니다.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뭐,, 애 키울려면 머슴아 세개는 키워야...ㅠㅠ

컥! 인원에 사용되는 단위부터가 다르시군요.. 역시.. ^^;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자동으로 그렇게 된답니다... 헛헛헛...

행복한 가족여행 보기 좋네요 호

Posted using Partiko iOS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ㅎㅎ

덕분에 예전 가족여행이 생각나네요 ㅎㅎ
즐거운 주말되셔요 유니콘님~~^^

즐거운 불토 되십시오.
오랜만의 가족여행이었어요.ㅎㅎ

첫째 둘째 셋째~!! 다둥이 아빠셨군요
피쉬님~ 와 사진이~~ 엄청 귀엽네요 ㅎㅎㅎ

네.. 징글맞은 세놈입니다..ㅎㅎ
뭐,, 울 마눌님이야 귀엽....ㅋㅋㅋ

아이들 차림새를 보거나 얼음이 잔뜩 얼어있는 걸 보니 추웠나 봅니다~
날씨야 어찌 되었건, 가족들의 행복이 묻어납니다~
전 남이섬을 가보지 못해서 꼭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갑자기 한파가 와서 그날은 추웠지만 그래도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미스티님 여기 안가보셨다니 의왼데요..ㅎㅎ

제가 젊어서는 멀리 다니고, 나이 들어서 가까운데 여행하자
이래서 가까운 데는 오히려 가지 않은 곳이 많아요 ㅎㅎㅎ

아직 젊으시니 아주 천천히 다녀오세요...ㅎㅎ

Hi @sadmt!

Your post was upvoted by @steem-ua, new Steem dApp, using UserAuthority for algorithmic post curation!
Your UA account score is currently 2.940 which ranks you at #11135 across all Steem accounts.
Your rank has improved 150 places in the last three days (old rank 11285).

In our last Algorithmic Curation Round, consisting of 233 contributions, your post is ranked at #93.

Evaluation of your UA score:
  • Only a few people are following you, try to convince more people with good work.
  • The readers like your work!
  • Good user engagement!

Feel free to join our @steem-ua Discord server

나미나라 저도 꼭 가보고 싶은곳인데...ㅎㅎ
주말 잘 보내세요~

잘 숨겨 두셨다가 꼭 터플로 가시길.. 휘리릭...

나미공화국에 겨울에 눈썰매장이 있는줄은 몰랐네요^^

몇해전에는 조그만 얼음 미끄럼틀이 있었는데 바뀌었더군요. 섬 입장료는 내야 하는데 눈썰매 이용은 공짜입니다.

만화속 나라 같습니다.

조경이나 분위기가 모두 인공적이긴한데 예쁘게 잘 만들어놨습니다.

남이섬에 볼거리가 많아졌군요. 옛날에 풀밭에 누워있는데 타조가 성큼성큼 걸어와서 제 가방을 쪼는 바람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ㅋㅋ

타조 아직도 있어요. 다만 우리에 갖혀있죠. 이번엔 한겨울이라 따뜻한 곳에서 쉬고 있나봐요. 그때 그 타조는 아니겠죠..ㅎㅎ

Congratulations @sadmt! You have completed the following achievement on the Steem blockchain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You made more than 11000 upvotes. Your next target is to reach 12000 upvotes.

Click here to view your Board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To support your work, I also upvoted your post!

Support SteemitBoard's project! Vote for its witness and get one more award!

즐거우셨길... 사실
저는 남이섬 옆동네 살아요.^^

호,,,혹시 청평인가요??
남이섬에서 놀고 청평 켄싱턴 리조트에서 잤어요...ㅎㅎ

남이섬
남이섬...

말로는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포스팅으로나마 자주 봅니다.

어느 분 포스팅에서 보긴 했습니다. 유명한 관광지다 보니 많은 분들이 찾겠죠..

무었보다 가족을보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분들같읍니다 보기가 너무 좋은데요 행복하세요.~~

고맙습니다. 바람 잘 날 없긴 하지만 그래도 가족이 제일이죠..

Congratulations @sadmt! You received a personal award!

Happy Birthday! - You are on the Steem blockchain for 1 year!

Click here to view your Board

Support SteemitBoard's project! Vote for its witness and get one more award!

ㅎㅎ 우리가족도 나미나라 유학파입니다. 좋은 곳이죠.ㅎㅎ

좋은 곳에서 유학하셨군요. ㅎㅎ
전세계 내로라하는 수재들이 모여드는 나라입니다..^^;;

눈썰매장도, 도서관도 예전에 갔을 땐 못 봤던 것들이네요.
전 예전에 직원여행으로 갔었는데,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다음엔 가족여행으로 가보고 싶네요.^^

큰 아이가 아주 많이 크네요.... 사춘기 사춘기 하는 것 같은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