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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블록체인 - 의식 세계에 가져온변화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틴톰님 올려주시는 글들 평소에 유익하게 잘 보고 있는데 오늘글은 읽다가 좀 갸우뚱한 부분이 있어 질문을 드립니다.

암호화페가 대중화되고 실제로 실생활에서 돈으로 쓰이면서 준 달러 급의 통화로 성장을 한다고 가정을 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실제로 각국 중앙은행 주도하의 통화정책에서 일어난 여러가지 문제점들 - 인플레이션, 양극화 가속 등등 - 이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다는게 암호화폐/블록체인이 가져올 혁명이구요. 거기다가 틴톰님 글에 따르면 빈부격차 해소, 복지증가, 압제적 정부의 역할 대폭 축소, 부채 감소 등등의 변화도 기대해 볼 수 있겠지요.

하지만 암호화폐가 대중화되면 양극화가 줄어들고 빈곤층에 대한 복지또한 크게 개선되어 삶의 질이 상승될거라는 논리에 문제가 있습니다. 복지는 공짜가 아닙니다. 복지프로그램을 돌리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재정지출이 요구됩니다. 그런 재정을 감당하기 위해서 현재 금융경제 시스템 하에서는 정부가 중앙은행에 국채를 판매하고 중앙은행은 그에 해당하는 돈을 창조해 정부에게 넘겨 각종 복지사업에 필요한 자금으로 충당합니다. 그러니까 고수준의 복지를 위해서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역할이 커지면 커졌지 작아질 수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세금 또한 마찬가지구요.

암호화폐가 통화로 쓰여서 fiat currency 의 역할이 줄어든다고 해 봅시다. 중앙은행이 발권하고 정부가 중앙은행에 채권을 팔아 복지자금을 충당하는 식의 경제정책 모델이 축소됩니다. 이렇게 되면 더 세금에 의존을 해야 됩니다. 하지만 암호화폐로 이루어지는 거래가 늘게 된다면 그 장점인 익명성 때문에 거둘 수 있는 소비세가 줄어듭니다. 임금또한 암호화폐로 지불하게 된다면 마치 캐쉬로 임금을 지급해서 본인의 임금을 낮춰 보고할 수 있는 것 처럼 거둘수 있는 소득세도 줄게 됩니다.

따라서 암호화폐 보급이 혁명적인 이유는 자명합니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규모를 대폭 축소시킵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양극화를 해소하고 복지를 증가시킬수 있을까요? 앞서 말했듯 사회보장 시스템은 정부주도하에 이루어지는 것이고 복지는 공짜가 아니기 때문에 큰 정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암호화폐가 보급될수록 정부의 규모는 축소될 것이고 복지프로그램 또한 심각하게 감소할 것입니다. 결국 디플레이션의 특성때문에 암호화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사용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 그것은 또다른 양극화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말이 길었는데 결론은 이것입니다.
정부의 역할이 축소된다는 얘기는 사회에 속한 개인의 경제적 자유가 늘어난다는 얘기하고 같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정부가 운영할 수 있는 복지사업도 줄어들고, 결국 개개인의 복지는 개개인이 책임지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암호화폐를 접한 많은 사람들이 마치 암호화폐가 정부의 역할은 축소시키는 반면 세상의 빈인빈 부익부를 해결해 줄 것처럼 기대를 하고 있는데 이것은 굉장히 모순적인 시각이라고 판단되어 틴톰님 생각은 어떠하신지 여쭤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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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하신 질문 들이 하나같이 무거운 내용들이네요.

지금까지의 사회구조에서는 중앙 정부에게 모든 통제권을 위임했기 때문에 복지 또한 중앙정부를 통해 이루어지길 기대할수 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중앙 정부의 지배 구조 변화와 투명성을 확보하면 더욱 효율적인 거버넌스가 만들어 질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지금 같은 통치와 비교하면 제한적 권한을 가진듯 보일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앙 집중형 통제는 약화되며 새로운 형태의 합의 구조로 거버넌스가 구축이 되며 이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부를 배분하는 시스템이 만들어 질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것들이 모든 사회문제를 해결할수 있지는 않겠죠.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시스템이 될지는 아직 섣불리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

  • 실비오 게젤의 디플레이션 화폐를 보며 들었던 생각이지만 모든 지갑의 코인이 시간이 지나며 일정 비율 차감되어 보상풀에 축적되고 시스템에 기여를 하는 이들에게 보상이 주어 지는 형태가 만들어 지면 어떨까요?
    이것은 지갑 소유자가 사망하거나 개인키를 분실해서 유실되는 코인들이 시간이 흐르며 다시 시스템으로 환원 되는 효과가 있으며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고 부를 축적만 하는 이들에게 회수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사실 이미 암호화폐 세계 에도 앞서 진입한 이들에게 막대한 코인이 집중되어 이미 부의 집중 현상이 일반 세상과 다를바 없다는것을 목격하였죠. 아직은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투명함이 확보되고 블록체인 시스템을 더 합리적인 형태로 끊임없이 조율해 나가야하겠죠.

이 외에도 아직까지 논의 되고 있지는 않지만 근시일 내에 가능한 것들중 한가지는 국가 단위에서 사용하는 암호화폐입니다. (이미 베네수엘라 같은 국가의 신뢰가 무너진 곳에서 신뢰를 얻기위해 암호화폐를 사용했죠.) 모두가 국가에서 발행하는 암호화폐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오히려 세금을 징수하는 시스템이 더 단순화 될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구조는 국가의 통제 구조가 현재와 비슷하게 유지 되는 동안 이겠죠.

암호화폐로 인해 경제 구조가 많이 변화 될것이고 님이 말씀하신 개인혹은 소규모 공동체가 더 많은 책임을 가져 가는 형태를 생각해볼수도 있겠죠.

  • 작은 지역 거버넌스가 발생하고 지역의 치안, 보건, 교육 등의 공공 서비스 에대해 지역 공동체에서 기금을 조성하는 형태로 운영이 되거나 모든 공공 서비스는 사라지고 민영화 될수도 있습니다.
    ( 국가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많은 남미에선 실제로 이런 형태로 운영되는 지역이 있습니다. )

기본 소득이 사회 시스템으로 자리 잡는 경우가 만들어 질수도 있습니다.

  • 국가에서는 발행하는 화폐가 암호화폐화 된다면 게임이나 매우 단순한 형태의 플랫폼을 구성하여 누구나 쉽게 기여할수 있도록 하여 소득을 지급하게 될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기본소득이 만들어 질도 있다는 상상을 해볼수도 있습니다.

답글이 길어져서 따로 포스팅을 해야 할껏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