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의 머리카락 기부

저희 아이들은 돌잔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정확히 얘기하면 온라인 돌잔치를 했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돌잔치를 참여했었는데요.
온라인 초대장을 돌려서 돌잔치에 오는 대신에 우리 아이들 이름으로 기부를 해달라는 취지의 기부행사였는데요. 그래서 첫째는 아프리카의 한 마을에 우물을 하나 파주게 되었구요. 둘째는 아프리카 마을에 염소를 사줘서 마을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아이들이 더 어릴적엔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돌잡이 하면서 어떤 물건을 집었냐라는 질문을 받으면 할 얘기가 없었다며 의기소침 하곤 했었죠. 당시엔 기부에 대해서 설명을 해줘도 눈에 안보이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돕는 것보다 지금 자신의 모습에서 부족함만을 먼저 생각을 했었기에 왜 아빠, 엄마가 그런 선택을 했었는지 이해하지 못했던 눈치였습니다.

그런 아이였는데, 이젠 능동적으로 기부를 합니다.

둘째는 태어날 때부터 머리숱이 많지 않았습니다.
여자 아이임에도 초등학교 들어갈 나이가 될 때까지 머리숱이 별로 없어서 남자 아이 아니냐고 오해를 받곤 했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머리숱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머리카락이 많이 자라서 제법 여성스럽습니다. ^^
지금까지 둘째는 머리카락을 다듬기는 했어도 짧게 잘라본 적이 없었거든요.

작년에 둘째는 소아암에 걸린 아이들이 항암 치료를 받을 때 머리카락이 거의 다 빠진다는 사실을 듣고는 본인의 머리카락을 그 아이들에게 기부해서 가발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태어나서 한번도 짧게 잘라본 적이 없는 머리카락을 잘랐습니다.
미용실에 가기전에 사진을 찍어달라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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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미용실에 다녀와서는.. 시원섭섭했는지 눈물을 흘리더라구요.

KakaoTalk_20251109_212724661_01.jpg

아무나 할 수 없는 장한 일을 했다고 많이 칭찬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둘째의 선행을 통해서 소아암 친구들이 얼마나 기뻐하겠냐며 함께 기부에 대해서 얘기도 나눴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녁은 둘째가 먹고 싶다고 한 고기를 먹고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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