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아이로 산다는 건(2020.2.17.)

in #writing3 years ago (edited)

일하는 엄마를 둔 덕에 우리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못 누리며 사는 것들이 참 많다. 유치원에서도 엄마코스가 아닌 학원코스에서 엄마가 아닌 학원 통학버스를 기다려야 하고, 집 바로 앞에 놀이터가 있음에도 어두워진 후에야 집에 돌아오니 놀이터에서 놀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고, 유치원 엄마들끼리 친해지는 경우 다른 또래 친구네 집에서 놀기도 한다는데 우리 아이들은 그런 경험을갖기가 어렵다는 점들이 그렇다.

올 겨울엔 눈한번 제대로 구경하지 못하고 지나가나 싶더니 많지 않은 눈이지만 눈이 내렸다. 지난 주말 포근해진 날씨에 올해는 일찍부터 봄이 오려나 싶었는데 주말 동안 내린 눈 때문인지 날씨가 제법 겨울날 같다.

달력대로라면 월요일인 오늘, 아이들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가야 하지만 오늘은 회사가 쉬는 날이라 아이들도 오늘 만큼은 엄마랑 집에서 하루를 보낸다. 오늘만큼은 전업맘의 아이들 마냥 온전히 엄마와 하루를 함께한다. 아침을 먹고 난 후 첫째가 눈이 조금 쌓인 놀이터를 바라보더니 놀이터에 나가 놀겠다고 졸라대었다. 평상시 같았으면 추운 날씨에 무슨 놀이터냐 핀잔을 주며, 다른 관심거리로 흥미를 돌렸겠지만 올 겨울 눈도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겠다 싶어 서랍장에 고히 모셔 놓고 올 겨울엔 꺼내지 않았던 털모자와 목도리, 장갑을 꺼내 입히며 중무장을 시켰다.

간만에 쉬는 날, 아침 먹은 설겆이와 집안 정리를 핑계로 아이들만 놀이터로 내보냈더니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뭐가 그리 신나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조카 녀석까지 넷이서 온 놀이터를 뛰어 다닌다. 그 모습이 참 좋아 보여서 3층에서 카메라를 가져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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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에 놀이터를 휘젓고 들어 온 녀석들은 이미 생쥐꼴이 되었다. 눈이 내려 앉은 미끄럼틀을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신나게 탄 탓에 옷이 다 젖어있었다. 가만히 두면 영락없이 감기에 온팡 걸리겠다 싶어, 아이들 들어올 때 맞추어 뜨거운물을 받아 놓은 욕조속으로 네 아이들 밀어넣었다.

아이들 잠깐 나갔다 와서 벗어놓은 옷가지가 산더미가 된다. 전업맘이면 매일처럼 겪을 일이지만 워킹맘 엄마는 이런 경험도 흔치 않아 평상시 같았으면 목소리톤이 10배나 올라갔을 일이건만 오늘은 기꺼이 온 몸으로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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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와 직장 일을 겸한다는 건 무척 힘이 들지요. 암튼
눈 내린 하루라도 아이들이 신나게 놀아 다행입니다.^^

수퍼우먼 이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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