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남매이야기] 남들은 쉬는 날 아빠의 독박 육아 일기.

in #kr-daddy6 years ago

@tata1님 감사합니다. 


평일에 가능한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받지 않고자... 

내 손으로 애들을 등원시키고  오후에 데리고 오려고 평일에 쉬는날을 신청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주말과 빨간날에 계속 일하게 되어,

남들은 쉬는 날 아빠의 독박 육아가 5월 내내  계속 되었다. 

스팀잇에다 글좀 쓰라고 해보지만 본인이 쓰면 별 효과가 없다면서 페이스북에다 잔뜩 아이들의 이야기를 올린다.


5월 19일
 1호가 학교 운동장에서 콩벌레 한 무리를 물통에 넣어왔다.
꼬깔콘 부스러기 몇 조각 넣어서 키우겠다는데...
1호 말로는, 얘네들도 암수가 있어서 짝짓기를 해서 애를 낳을거란다.
저녁 먹고 나서 좀 보더니 흥분해서 뛰어온다.
"아빠, 못보던 애기 콩벌레 몇 마리가 있어요!  벌써 짝짓기를 했나봐요!!"
뭔가 이야기를 해줘야 할 것 같기도 한데...
이걸 뭐라 해야;;


저 콩벌레는 번식을 했을지 모르나... 

뚜껑을 닫은채로 하루를 보내버리는 바람에 질식해서 죽은듯해... 

주차장에 있는 화단에 고이 묻어 주었다.  RIP.


5월 22일
 4호와 5호를 낮잠 재우려는데,
 혼자 있던 1호가 어제 사온 더위사냥을 먹어도 되냐고 묻는다. 
애들 재우면 혼자 먹으라 하곤 재우고 나와보니 흔적이 없다.
그걸 혼자 다 먹었느냐 하니..
"내가 다 컸는데! 당연히 혼자 다 먹지!"
라며 역정을 낸다.
. . . . . .하나 더 꺼내서 반 잘라주고 나란히 앉아 나눠먹었다.
차라리 소를...


일호가 크려는지 요즘 계속 먹는다. 원래도 잘 안먹는 아이는 아니었으나....

이 속도로 자꾸 먹어대면... 우리집은 거덜날 것 같다.


5월 26일  오전
4호가 그래놀라 씨리얼을 먹고 있었다.
애들이 이런 것도 좋아하나 여자애들이라 역시 다른가 했더니, 
씨리얼 안에 있는 말린 과자들만 쏙쏙 골라먹는다. (정작 바나나 잘라 넣어주면 원숭이마냥 꺅꺅 대면서..)
이를 본 3호가 자기도 그 씨리얼을 달란다. 

씨리얼을 준비해주는 모습에 몹시 흥분. 
순정만화 여주인공마냥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두 주먹을 꼭 올려쥐고는
"(여기에) 바~나~나~도~ 이~꼬~
딸~기~도~오~ 이~꼬~"
하더니 갑자기 고개를 떨구며 급시무룩해져 말한다.
"포도는 업써... "
...건포도는 있던데...
...이거 아닌가...


얼굴도 안보고 데려간다는 삼호는 공주다. 

상공주...(개인적으로 공주보단 장사가 좋다. 일 안하고 노는 꼴을 차마 볼 수가 없어서..)

삼호가 어려운 말도 곧잘 해서 얘가 벌써 이렇게 컸나... 싶을 때가 있는데...

귀엽다. 내새끼...


5월 26일 오후
 언젠가 애들이 크면 하려고 고이 간직해둔 부르마블을 찾은 1, 2호. 
기본을 설명해줬더니 이리저리 가지고 노는 중인데,
아직 더하기를 못하는 2호 대신 1호가 모든 돈을 관리한다.
1호 : "아빠, 십만원이랑 육만원이랑 합치면 십육만원이지?"
아빠: "ㅇㅇ"
1호 : (2호에게 돌아가) "내가 딱딱 맞추네~"
2호 : (존경스런 눈으로) "언니는 똑똑박샨가봐...". (울 이호의  ㅅ 발음은  Sh 발음이다.)
.
.
30도를 찍기 시작한 대프리카...
원숭이들이 뛰어노는 우리집...
여기가 바로 사파리.


오늘도 둘이서 같이 부르마블을 하고 있던데... 

같이 하게 되면 무지 피곤할 것 같아 건드리지 않고 있다. 

자기들 맘대로 하는 것 같은데... 

아직 글을 모르는 이호는 전적으로 언니가 읽어주는 대로 할 수 밖에 없는데...

옆에서 보고 있으면 일호가 잘해주다가도 내가봐도 좀 치사하게 굴때가 있다. 

하지만 싸우지 말라고 할뿐 더 간섭하진 않는다.  

원래 자매는 저러니깐.  




정신 없이 살다보니...

5월 29일이었던 결혼기념일도 잊어버리고 지나갔다. 

이제 생각나 좀전에 신랑한테 

"우리 결혼기념일이 3일이나 지났어!!!"

그랬더니..

"알아.. 그래서 내가 그날 밤 영화보자고 했었는데.... 그 담날 점심 먹자 했었는데....."

헐... 

난 꿈에도 몰랐네...

영화보자고 한 밤엔 평일 밤이라 내가 다음날 쉬긴 하지만  신랑이 피곤할까봐 그냥 담에 보자... 그랬었는데...

점심은 집에 할일이 많아......

뭐 이래저래 미안~

내가 이렇다. 

하루하루 넘기느라 몰랐네...

10년차 결혼기념일땐 잘 챙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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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가듣한 소소한 이야기가 웃음짓게 만드네요
그렇지만 5남매 육아로 너무 정신없는
하루하루 실 것에 응원도 함께 보냅니다~
10주년은 기억하여 보내실 수 있길!!!^^

아마도 10주년은 기억할 수 있겠죠?? ^^

응원 감사합니다.

넘 재미있는 일상이네요~ 콩벌레 어떻게 된거에요..ㅋㅋㅋㅋ
큰언니 척척박사~ 동생도 잘 데리고 놀고~ 동생은 언니 잘 따르고~
아직 결혼 10년차도 안됐는데 5남매라니~~ 나라에서 상은 주던가요~

ㅎㅎㅎㅎ
콩벌레는 한마리빼고 하늘나라로...

10년차도 안됬죠.. 애만 낳았습니다. ㅋㅋㅋ
나라에서 상은 안주고 대신 신랑을 군으로 끌고 가던데요?
기초수급자 신청하라고는 조언을 해주더라구요.

조금 지나셔도 결혼기념일은 챙기시는 걸로 하시죠!! ㅋ
주말에도 화이팅!

ㅎㅎㅎ 이번 주말엔 영화를 볼까합니다. ㅎㅎㅎ
간만에 있는 주말 오프라~
아.. 신납니다~ ^^

하루하루가 추억에..잘 담아 가시는 게 행복해보여요.

ㅎㅎㅎ 글로 적어서 그렇습니다.
저희의 삶은 치열하답니다. ㅎㅎ

나중에는 그 아이들로 인해 든든해지겠죠. 부럽습니다.
치열,,,실제 삶은 다르니까요...

남편분의 육아일기 적극 추천합니다.
아이들의 행동과 심리를 너무 잘 표현하시는데...
글 전개가 위트도 있고...

제가 페이스북으로 찾아가야 할려나요??
스팀잇에 오셔서 활동해 줍사고 꼭 전해주세요~~

@leeja19님은 병원 나가신지 이제 한달 정도되었을까요?
한 세달은 되어야 점 덜 피곤하실텐데...
응원합니다.^^

사실 저희 신랑이 심리학 전공입니다. 지버릇 개못준다고... ㅋㅋ
스팀잇 아이디도 있고 예전엔 글을 썼었는데...
요즘은 자기가 쓸 거리가 없다며 안쓰더라구요.
저보고 글 가져가라고 페북에다 글을 쓰긴합니다. ㅎㅎ

전 이제 한달이 쪼끔 넘었죠.
아직 열심히 적응 중이랍니다. 다행히 이번달에는 하루빼고 다 오전근무라 몸은 힘들어도 머린 좀 덜아플것 같아요. ㅎㅎ
응원감사합니다.

리자님의 글을 피드에서 오랜만에 보니 반가워요!!
복직 한 달의 소회도 궁금해집니다
걱정하셨던 것 보다...괜찮..지요?(그래야 하는데...)
늘 응원합니다 화이팅!

도담랄라맘님
진짜 오래간만이에요. 저도 잘 못찾아가고 그랬네요. ^^
걱정했던것 보단 괜찮은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생각지 못했던 변수가 늘 존재하는 터라....
응원감사해용

리자님 글을 예전처럼 자주 못 봐서 아쉽지만 잘 지내고 계신 것 같아 다행이네요~ ^^
리자님 못지 않게 신랑 분도 아이들 잘 보시고 글도 잘 쓰시네요. 저도 예전 몇 달간 토요일 하루만 독박육아 한 적 있는데 집에서 잘 놀아주는 재주가 없어 밖으로 데리고만 다녔었죠 ㅎㅎ
1호의 부루마불은 저희 집 1호랑 비슷하네요. 제가 늘 사기라고 하면서도 당해주지만 ㅋ 저희 집 2호가 리자님 3호처럼 상공주고. 비슷한 이야기들 보니 더 재미있습니다 ^^

제가 오남매를 낳을 수 있었던건 다 신랑 덕분이죠.. 모든 면에서.. ㅋㅋㅋ
독박육아는 엄마나 아빠나 참 힘든것 같습니다.
ㅎㅎ
딸이 여러명이면 꼭 공주하나는 꼭 있는 것 같습니다.

리자님 은근 신랑 엄청 챙기신다는~ ㅎㅎ
누구든 독박육아는 곤욕이니 함께육아 할 수 있는 환경이 어서 갖춰져야죠!
공주님들은.... 천성이죠? 어떻게 안 되네요 ㅋㅋㅋ

전.. 은근 욕하고 있는 거였는데... ㅋㅋㅋㅋㅋ

그 환경... 갖춰질수 있긴 할까요?? ㅠㅠ

사실.. 모든 여자들의 맘속엔 공주가 있답니다. 작던 크던...

역시! 모든 면에서... 라는 부분이 걸리더군요 ㅋㅋ
언젠가는 가능해야 하지 않을까요? ^^;
공주님들 모두 잘 모셔야겠군요(왕비님은 1순위죠! ^^)

리자님!! 항상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응원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행복한 일상이네요
즐거운 주말근무 되세요

하루하루 치열한 일상이죠~

즐겁진 않았지만 무사히 주말근무를 끝냈네요. ^^

결혼기념일 아니라 생일도 까먹고 지나간 적도 많았는데 애 둘인데도 이러니 다섯이몀 오죽하겠나 싶어요 ㅎㅎ 대프리카 사파리는 왠지 마닐라 보다 더 더울 것 같네요 ㅎㅎ 신랑분이 스팀잇 하시면 차장가 팔로우 할거예요. 스릉한다~ 그말이 자꾸 떠오르네요 ㅎㅎ

신랑은 스팀잇을 하는데...
제 글에 보팅만 하고 있습죠.
스파가 얼마 안되서 많은 도움은 안되지만..
0보단 낫기에... ㅎㅎㅎ

그... 스릉흔다는... 제가 쓴 글로 기억합니다. ㅋㅋㅋ
신랑은 쑥스러움이 많아서 사랑한단 표현을 잘 안하거든요.

아니에요 페북에 글 퍼오신 글에... 스릉한다 ㅋㅋ 기억해요 ㅋㅋ

결혼기념일 축하해요 리자님!
축하의 풀봇 쏩니다!!!^^